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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18:40

프로파간다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 강미경 옮김

275쪽 | 값 15,000원 | 변형판(138×204) | 언론, 심리, 경영
ISBN  978-89-958945-7-6 | 2009년 7월 20일 펴냄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영풍문고, 서울문고


괴벨스가 탐독하고 촘스키가 극찬한 선전과 홍보의 고전!

심리학자 프로이트의 조카이자 “PR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대표작 『프로파간다』

MBC “신기한 TV 서프라이즈”(519회)에 소개된 “PR의 고전” [프로그램 다시보기]



☞ 중앙일보 | [분수대] 나를 조종하는 자는 누구인가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 한겨레 | [사설 속으로] 한겨레·중앙일보,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사설 비교해보기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 국민일보 | [책과 길] 국민의 뜻이라고?… 여론은 선전에 조종된다 (김호경 기자)
☞ 매일경제 | 대중은 광고를 이길 수 없다 (이창훈 기자)
☞ 연합뉴스 | 'PR의 아버지'가 말하는 선전 전략 (김지연 기자)
☞ 한국경제 | [책마을]대중을 사로 잡는법, PR고전에서 배워라 (유재혁 기자)
☞ 미디어스 | [김석의 미디어 책읽기 40: 프로파간다 (에드워드 버네이스, 2009)]미디어산업 선진화? 끔찍한 ‘선전’
☞ 경향신문 | [오늘의 사색]프로파간다 (노명우. 아주대 교수)
☞ 한겨레21 | [새책] <프로파간다> 외 (구둘래 기자)
☞ 디지털타임스 | [BOOK] 프로파간다 (이지성 기자)
☞ 전자신문 | [데스크라인]프로파간다 전쟁 (장지영 통신방송산업부장)
☞ 한겨레21 | [이주의 키워드]누구는 된다, 안 된다 (김완 기자)
☞ 주간경향 | [새책]프로파간다
☞ 미디어오늘 | [새책]프로파간다 (김수정 기자)
☞ 서울경제 | 대중심리를 끌어내는 '선전' 전략 (김지아 기자)
☞ 파이낸션뉴스 | [윤중로]여론조종자들 (조석장 정치부장·부국장)

오늘날 신문, 잡지, 텔레비전 등과 더불어 무선 전화, 인터넷 같은 첨단 미디어 덕분에 누구든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생각이나 개념을 전파해 대중의 심리와 행동에 영향을 끼치고 여론을 형성해 조종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식도 더욱 교묘해졌다. 우리는 생필품이나 주식을 사고, 영화나 공연을 예매하고, 책을 사고, 휴가지를 정하고, 대통령을 뽑을 때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개는 기존에 유포된 정보를 보고 들어서 무의식중에 대중 심리에 편승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PR(Public Relations, 홍보)이라고 하면 익숙한 “자기 PR”이라는 말 때문에 “자신을 자신감 있게 알리는 행위”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선전(propaganda)이라고 하면 ‘선전·선동’이라는 표현과 함께 ‘음험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배후에서 악의적 정보를 유포해 대중을 오도하는 행위’와 같은 부정적 어감을 떠올린다. 두 말 모두 원래 의미와 상당히 거리가 멀어진 예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런 현대의 홍보(PR)와 선전은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광고와 퍼블리시티(publicity, 광고주가 드러나지 않는 홍보용 언론 보도)를 포괄하는 개념인 PR은 20세기 초에 미국의 아이비 레드베터 리(Ivy Ledbetter Lee)와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Bernays) 등에 의해 확립됐다. 특히 20세기 초반에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PR을 과학적인 학문이자 독립적인 산업으로 정립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버네이스는 대중심리학에 삼촌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결합하여 최초로 홍보와 선전에 이용했고, 대학교에서 최초로 ‘홍보’라는 교과과정을 가르쳤으며, 최초의 PR 전문서도 펴냈다. 오늘날 ‘PR의 아버지’로 불리는 버네이스는 늘 자신을 “PR 고문(PR counsel)”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버네이스는 원래 ‘PR’보다는 ‘선전(propaganda, 프로파간다)’이라는 용어를, ‘PR 고문’보다는 ‘선전가(propagandist, 프로파간디스트)’라는 호칭을 선호했다. 하지만 과거 수세기 동안 종교적 뉘앙스를 풍기는 중립적 의미의 단어였던 ‘선전’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부정적 의미로 바뀌어버리자 그는 더 이상 ‘선전’을 자신의 직업과 연관 지어 자유롭게 쓸 수 없게 됐다. 선전·선동에 홀려 전쟁에서 혈육과 이웃사촌을 잃은 대중은 더 이상 ‘선전’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래도 버네이스는 ‘선전’이라는 말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않고 ‘선전’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려고 노력했다. 『프로파간다』는 그러한 노력이 가장 돋보이는 야심작이다. 이 책에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약 10년간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선전 활동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하나같이 창의성이 번득일 뿐만 아니라 선의의 목적과 정직한 실천 전략을 특징으로 하는 당시의 선전 사례를 자세히 조망함으로써 버네이스는 ‘선전’이라는 말에서 나쁜 냄새를 제거하려고 시도한다.

버네이스는 스스로를 ‘진리를 추구하는 자이자 선전을 선전하는 자’라고 여겼다. 그래서 선전을 변호하고 선전이 대중 사회에 미치는 건전한 영향력을 강조함으로써 ‘홍보(PR)’를 널리 광고했다. 그는 1928년에 이르러 날로 성장하는 홍보 분야에서 선두의 위치에 올랐다. 그는 자신의 직업에 합법성을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 사업체도 성공리에 꾸려나갔다. 『프로파간다』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듯하지만 사실은 그의 잠정 기업 의뢰인을 주로 겨냥하고 있다.

그에게는 ‘홍보’를 통해 정보가 오가는 세상이란 그저 ‘원활하게 기능하는 사회’일 뿐이다. 그런 사회에서 우리는 선량하고 합리적인 엘리트 집단이 조작하는 대로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안내를 받으며 삶을 영위한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선의의 현대적 선전을 ‘새로운 선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아쉽게도 ‘선전’을 선전하려는 버네이스의 야심찬 저술 의도는 빗나가고 말았다. 나중에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선전’은 본래의 순수성과, 자신의 직업인 ‘PR’과 더욱 멀어졌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이 책 덕분에 자신의 이름값을 높이고 새로운 의뢰인들을 확보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출간 후 8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홍보와 선전의 고전이자 베스트셀러로 전 세계에서 널리 읽히고 있다. 심지어 1930년대에는 히틀러의 유명한 선전장관 괴벨스도 버네이스의 열렬한 팬으로서 이 책을 탐독했다. 괴벨스는 유대인 학살과 전쟁을 위해 독일 국민을 선동하는 데에 버네이스의 PR 기술을 마음껏 악용했다.

이번에 한국어로 처음 소개되는 이 책은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이탈리아어를 비롯해 이미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독일어판 번역자인 PR 기업 포르토칼리(Portocali) 대표 파트리크 슈누르(Patrick Schnur)는 이 책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 버금가는 고전 전략서”라고 했다. 일본어판 번역자인 소에지마(副島)국가전략연구소 연구원 나카타 야스히코(中田安彦)는 “조종하려는 자와 조종당하지 않으려는 자, 모두가 읽어야 할 필독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 또 광고에 속았다!’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촘스키는 버네이스를 “구루(guru)”라고, 자신의 프로파간다 이론의 모델로 삼은 이 책을 “홍보 산업의 핵심 매뉴얼”이라고 극찬했다.

조종하려는 자와 조종당하지 않으려는 자, 모두가 읽어야 할 필독서!

위의 권위 있는 서평들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는 ‘통치 수단으로서의 선전’과 ‘PR 산업으로서의 선전’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버네이스는 1장에서 “대중의 관행과 의견을 의식과 지성을 발휘해 조작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사회의 이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을 조작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국가의 권력을 진정으로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정부(invisible government)’를 이룬다.”(61쪽)라고 말한다. 또 “일상의 거의 전 분야에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소수인 집단의 지배를 받는다.”(62쪽)라고 하며 선출되거나 권위를 인정받는 소수의 엘리트에 의한 지배가 필연적이라고 보고 그 지배 수단인 선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버네이스는 1장 마지막에서 다음과 같이 저술 의도를 명시하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대중의 마음을 지배하는 메커니즘에 이어, 특정 생각이나 제품을 대중에게 선보이고자 할 경우 그러한 메커니즘을 어떻게 조작해야 대중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있다. 아울러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 새로운 선전의 합당한 위상을 모색하는 한편, 서서히 진화해 나가는 선전 윤리 및 실천 규범도 제시하고자 한다.”(74쪽)

버네이스는 선전을 이용해 대중의 지지를 끌어내는 방법을 보여주면서 ‘선전’의 명예 회복을 시도하고 선전가들이 지켜야 할 윤리 규범도 제시한다. 그럼으로써 은근히 자신의 권위를 세우고 선전의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시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대중의 호감을 높이려는 시도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선전을 위한 너무나 선전적인’ 책이다. 2004년 이 책에 해설 겸 「머리말」을 쓴 뉴욕 대학교 미디어학 교수 마크 크리스핀 밀러(Mark Crispin Miller)는 이렇게 말한다. “선전을 가장 끔찍하게 여기는 사람들조차 선전에 쉽게 넘어간다. 버네이스는 그러한 역설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었다. 다른 누구보다도 에드워드 버네이스가 우리를 위해 만든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면 우리 또한 그 역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50쪽)

버네이스는 1장부터 4장까지 선전의 의미와 역할, PR의 기본 원리와 적용 사례를 보여준다. 그리고 5장부터 10장까지 각 장별로 기업, 정치, 여성의 활동, 교육, 사회사업,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선전을 통해 가치와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4장에서는 기업과 대중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며 자신의 직업인 PR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대중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거나 함부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무정형의 덩어리가 아니다. 기업은 대중이 이해하고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목적을, 목표를 알려야 한다. 기업과 대중의 관계는 주고받는 관계가 될 때 비로소 건강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조건과 필요성이 PR이라는 전문화된 영역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왔다. 현재 기업은 대중과의 관계에서 조언을 하고, 기업의 목적을 대중에게 설명하고, 대중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개선점을 제시하는 PR 고문을 기용하고 있다.”(139~140쪽)

또 5장에서는 정치를 비판하며 전문적인 선전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가 직면하는 커다란 문제는 어떻게 하면 지도자가 지도력을 올바로 발휘하게 하느냐이다. 민심은 국민의 생각을 표현하며, 국민의 생각은 국민이 신뢰하는 지도자와 여론 조작에 능한 사람들에 의해 형성된다. 다행히 성실하고 유능한 정치인은 선전이라는 도구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주조할 수 있다. 정치는 미국에서 선전을 대규모로 활용한 첫 번째 분야에 속하지만 오늘날에는 달라진 대중의 심리 상태를 충족하는 선전 방식에서 가장 뒤쳐져 있다. 미국 기업들은 폭넓은 대중에게 호소하는 방법을 맨 처음 정치에서 배웠다. 하지만 그 후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이런 방법을 끊임없이 갈고 다듬었다. 반면 정치는 낡은 틀을 고수했다. 정치는 미국 최초의 대기업이었다. 따라서 기업은 정치에서 모든 것을 배운 데 비해 정작 정치는 기업으로부터 생각과 제품의 대량 보급 방법을 별로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171~174쪽)

마지막 11장에서는 선전의 원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선전가가 선전을 통해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에는 오늘날 사람들이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수단이 모두 포함된다.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은 모두 선전 수단이 될 수 있다. 선전은 개인과 집단 사이에 상호 이해의 다리를 놓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선전 도구의 상대적 가치와, 그러한 도구가 대중과 맺는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선전가는 염두에 두고 있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선전가는 시시각각 발생하는 가치의 이러한 변화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251쪽)

아울러 그는 시대를 초월해 미래를 내다보는 깊은 통찰력이 담긴 말로 책을 맺는다.
“대중은 자신의 견해와 습관을 형성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방법들의 실체를 갈수록 꿰뚫어보고 있다. 자신의 생활이 전개되는 과정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대중은 자신의 이해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광고를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일 것이다. 대중이 광고 방법에 대해 아무리 까다롭고 냉소적으로 나온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반응하게 되어 있다. 대중은 늘 음식을 필요로 하고, 오락을 갈구하고, 아름다움을 동경하고, 지도자를 따르기 때문이다. 대중이 자신의 경제적인 수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면 기업은 새로운 기준에 맞추어야 한다. 대중이 자신을 설득해 생각이나 상품을 구입하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는 낡은 방법에 싫증을 낸다면 대중을 이끄는 지도자들은 더욱 현명하게 호소력을 발휘해야 한다. 선전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일수록 선전은 생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무질서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현대적 도구라는 점을 직시한다.”(260~261쪽)

전설적인 천재 선전가 에드워드 버네이스

버네이스에게는 “PR 산업의 선구자”라는 칭호도 따라다녔다. 그는 실제로 PR을 산업으로 일궈냈고 선전과 PR을 통해 20세기 미국과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제1차 세계대전 때 그는 연방공보위원회(CPI)에 발탁되어 독일 등에 맞서 뛰어난 선전 전략을 펼치고 파리강화조약과 국제연맹 결성 관련 선전과 홍보를 주도했다. 1922년에는 오랜 친구이자 동업자인 도리스 E. 플레이시맨과 결혼했는데, 자신의 결혼마저 선전의 기회로 활용했다. 그는 자신에게 홍보를 의뢰한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의 숙박부에 아내의 성명을 처녀 시절 성으로 기재하고 그곳에서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250여 개 신문에 ‘사상 처음으로 부인이 남편과 다른 원래 성(姓)으로 숙박 등록을 한 사례’로 대서특필됐다. 이 일로 도리스는 여권 운동의 새로운 상징이 됐다.

1924년에는 프록터&갬블(P&G)의 아이보리(Ivory)라는 비누의 판촉을 위해 전국비누조각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대성공을 거뒀으며 이후 1961년까지 계속됐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로 전파됐다. 같은 해에 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도 했다. 쿨리지 대통령은 1923년 워런 G. 하딩(Warren G. Harding) 대통령이 재임 중에 사망하자 부통령에서 대통령으로 올라선 뒤 1924년에 대선 후보로 다시 지명됐다. 홍보 의뢰를 받은 버네이스는 쿨리지의 까다롭고 차가운 이미지와 평판을 극적으로 바꾸어 무난히 당선될 수 있게 했다.

1925년에는 베이컨 제조회사인 비치너트 패킹 컴퍼니(Beech-Nut Packing Company)의 요청으로 베이컨 매출을 늘리기 위해 미국인들의 주된 아침식사 메뉴를 주스, 토스트, 커피 등에서 베이컨과 달걀로 바꿔버렸다. 1928년에는 아메리칸 토바코 컴퍼니(American Tobacco Company)의 ‘러키 스트라이크(Lucky Strike)’라는 담배의 홍보를 의뢰받아 수년간 여성들에게 흡연을 ‘자유의 횃불’이라는 여권 신장의 상징으로 각인시킴으로써 여성 흡연율을 몇 배로 높이고 담배 시장을 크게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의상과 잘 어울리지 않는 녹색 담뱃갑을 고수하는 이 담배 회사를 위해 패션의 흐름을 아예 녹색으로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자신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았고 아내의 흡연조차 극구 반대했다.

1929년에는 토머스 에디슨의 전구 발명 50주년을 기념하는 “빛의 황금 축제”를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행사로 기획하고 진행하여 수많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사실 이 행사는 제너럴 일렉트릭(GE)과 미국전력협회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 버네이스의 주도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선전극이었다. 1930년대에는 사이먼 앤드 슈스터(Simon and Schuster), 하코트 브레이스(Harcourt Brace), 크노프(Knopf) 같은 대형 출판사들의 의뢰를 받아 도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가정에 붙박이 책장 설치를 유행시켰다. 1933년에는 권력을 장악하기 직전의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로부터 PR 자문 요청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과일 유통회사 유나이티드 프루트 컴퍼니(United Fruit Company)는 오랫동안 미국 과일 시장을 석권해온 대기업이었다. 그런데 과테말라에서 이권을 약속했던 군사 정권이 물러나고 1945년 민주 정부가 들어서서 몰수와 분배 같은 친(親)공산주의 정책을 펴자 이 회사에 위기가 닥쳤다. 이에 버네이스는 여론을 조작해 과테말라를 소련의 공산주의 전초기지로 낙인찍어 중앙정보부(CIA)를 움직임으로써 1954년 과테말라 민주 정부를 전복시키고 친미 성향의 과두정부가 들어서게 했다.

1960년대 들어 버네이스는 “1928년에 알았더라면 담배 회사의 의뢰를 거절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담배의 위험성을 홍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60년대 초에 은퇴할 때까지 그는 거의 반세기 동안 435명의 의뢰인에게 PR 자문을 해주었는데, 의뢰인 명단에는 대통령부터 노동조합에 이르기까지 미국 정계, 재계, 교육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등을 대표하는 유명 인사와 기업, 기관과 단체가 망라됐다.

*** 이 책 『프로파간다』를 통해 버네이스는 ‘선전’을 당시로서는 가장 완전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보여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 20세기의 정치적 선전이 전체주의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의 자유로운 민주주의의 심장에서 탄생했음을 알 수 있다. 버네이스는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면서 동시대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선전과 홍보를 이용하는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교육가, 예술가 등은 물론이고 대중 심리 조종과 여론 조작에 대해 궁금해하는 모든 대중을 위한 필독서라 할 수 있다.

■ 해외 서평

에이브럼 노엄 촘스키(MIT 대학교 석좌교수)
이 책은 홍보 산업의 핵심 매뉴얼이다. 버네이스는 구루(guru)로서 홍보 산업을 주도했다. 현대 자본주의 민주 국가들의 유력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버네이스의 솔직하고 실용적인 매뉴얼에서 많은 통찰력을 얻고 있다.

《뉴욕 타임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조카이자 현대 PR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1928년 저술 『프로파간다』는 심리학을 이용한 광고로 여론을 조작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 변론을 하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
버네이스는 히틀러의 선전장관인 괴벨스의 서재에 이 책이 꽂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심한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1930년대 초에 히틀러는 버네이스를 기용하려고까지 했다.

《BBC》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PR의 현대적 발달에 기여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1920년대에 PR을 전문직으로 만들었으며,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최초로 여론 조작에 이용했다.

《라이프》
버네이스는 20세기 100대 미국인 중 유일한 PR인.

파트리크 슈누르(독일 PR 기업 ‘포르토칼리’ 대표. 독일어판 번역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 버금가는 고전 전략서이다.

《벨트》(독일 일간지)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버네이스의 아이디어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타게스차이퉁》(독일 일간지)
버네이스는 홍보(PR)의 효용성을 설명하면서 선전(propaganda)에 대한 균형 잡힌 인식을 도모한다.

나카타 야스히코(일본 소에지마(副島)국가전략연구소 연구원. 일본어판 번역자)
촘스키의 프로파간다 이론의 모델이 된 책이다. 조종하려는 자와 조종당하지 않으려는 자 모두가 읽어야 하는 필독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 또 광고에 속았다!”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모리타 미노루(일본 정치평론가)
이 책에는 현대 매스컴의 여론 조작의 근본 원리가 담겨 있다.

《르몽드》(프랑스 일간지)
버네이스에 따르면 민주 사회에서는 대중의 의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설득의 기술을 만들어내는 지배 계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는 대중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이용해 ‘적극적 설득’을 펼쳐 보인다.

《뤼마니테》(프랑스 일간지)
버네이스에 따르면, 대중의 관행과 의견을 의식과 지성을 발휘해 조작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다. 그에게는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옛말이 군색하기 그지없다.

《렉스프레스》(프랑스 주간지)
이 책은 모든 고등학생의 교육 프로그램에 포함돼야 한다. 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대중은 ‘조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리가드》(프랑스 월간지)
대중 심리의 주요 특성을 그려낸 흥미로운 작품이다. 현대의 정치적 선전이 자유민주주의의 심장부에서 탄생했음을 보여준다.

《라데크루아상스》(프랑스 월간지)
광고의 공격에 저항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의욕을 불어넣어 주는 책이다.

노르망 바이야르종(캐나다 퀘벡 대학교 교육학 교수. 프랑스어판 서문 저자)
‘선전을 선전’하는 야심찬 이 작품은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르드부아르》(캐나다 일간지)
버네이스는 선전의 마키아벨리다. 그는 괴벨스가 유대인 학살 계획에 자신의 선전 기술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받았다. 버네이스는 선전을 공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라프레세》(캐나다 일간지)
버네이스는 프로이트의 조카이면서 정보조작의 아버지다. 이 책은 여전히 정책가들의 필독서다. 버네이스에게 선전은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보이지 않는 정부’의 실행 부대다.

■ 지은이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Louis Bernays)
1891년 11월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했으며,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조카이다. 곡물상으로 성공한 아버지 일라이 버네이스는 프로이트의 아내인 마사 버네이스의 오빠이고, 어머니 안나 프로이트는 프로이트의 여동생이다. 한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으며, 아버지의 뜻에 따라 코넬 대학교에서 농학을 전공했다. 1912년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시상품거래소에서 곡물 유통 업무를 하다가 그만두고 친구의 의학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하며 홍보(PR) 업무를 시작했는데, 언론 대행인으로서 여러 문화 행사를 성공리에 이끌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연방공보위원회(CPI)에 발탁되어 독일 등에 맞서 뛰어난 선전 전략을 펼쳤다. 전후 1919년에는 뉴욕에서 최초로 ‘PR 고문’이라는 직함을 달고 PR 전문 사무실을 열었다. 대중심리학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결합하여 최초로 선전과 홍보에 이용했고 홍보를 과학으로, 산업으로 정립했다. 1923년에는 뉴욕 대학교에서 최초로 ‘홍보’라는 교과과정을 가르쳤고 최초의 PR 전문서인 『여론 정제(Crystallizing Public Opinion)』도 출간했다. 그는 거의 반세기 동안 435명의 의뢰인에게 PR 자문을 했는데, 의뢰인 명단에는 대통령부터 노동조합에 이르기까지 미국 정계, 재계, 교육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등을 대표하는 유명 인사와 기업, 기관과 단체가 망라됐다. 1995년 3월 9일 103세에 세상을 떠났으며, 수많은 언론과 지식인들이 그를 ‘PR의 아버지’로 기렸다. 저서로 『프로파간다(Propaganda』, 『홍보(Public Relations)』, 『합의의 조작(The Engineering of Consent)』 등이 있다.

■ 옮긴이 강미경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번역서로 『배드 사이언스』, 『작가 수업』, 『사티리콘』, 『헤밍웨이 vs. 피츠제럴드』, 『몽상과 매혹의 고고학』, 『유혹의 기술』,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최초의 아나키스트』, 『아포칼립스 2012』, 『마르코 폴로의 모험』, 『고대 세계의 위대한 발명 70』 등이 있다.

■ 차례

추천의 글
 머리말

1장 혼돈에서 질서로
2장 새로운 선전
3장 새로운 선전가
4장 PR의 심리학
5장 기업과 대중
6장 선전과 정치 지도력
7장 여성의 활동과 선전
8장 교육을 위한 선전
9장 선전과 사회사업
10장 예술과 과학
11장 선전의 원리

저자에 대하여
옮긴이의 글

2018.09.18 18:39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통찰하는 인간동물학 집대성
 

마고 드멜로 지음 | 천명선, 조중헌 옮김

616쪽 | 값 35,000원 | 신국판 | 무선 | 디자인 도트컴퍼니
ISBN: 979-11-963014-1-5 93330 | 2018년 7월 1일 펴냄


교보문고 | 예스24 | 알라딘 | 인터파크 | 영풍문고 | 서울문고 


한편에서는 반려동물 산업과 문화가 급성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참혹한 공장식 축산과 동물 학대가 급증하는 시대에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 추천 서평

☞ YTN | [새로 나온 책]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 서울신문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삼겹살 굽는 애묘인 ‘차별의 그늘’ 
☞ 영남일보 | 함께하거나 버리거나…인간과 동물 공존방안 모색하다 (김봉규 기자)
☞ 교수신문 | [새로 나온 책]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 세계일보 | [새로 나온 책]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 주간경향 | [신간]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생소해도 어엿한 학문 ‘인간동물학’ (송진식 기자)
☞ 경향신문 | [새책]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 동아일보 | [새로 나왔어요]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 한겨레 | ‘동물, 그 자체’를 향한 인간동물학의 투쟁 (정상영 선임기자)
☞ 국민일보 |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어떻게 달라졌나
☞ 내일신문 | [새로 나온 책]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김규철 기자)
☞ 연합뉴스 | [신간]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이웅 기자)
☞ 데일리벳 | [신간] 인간동물학 입문서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 데일리개원 | 공존출판사,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출간
☞ 경기신문 | 현대인에게 동물이란? 학대 아닌 공존의 길 모색하다 (민경화 기자)

이 책은 인간이 동물과 하는 상호작용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백과사전 같은 핵심 자료이다.
-《샌프란시스코 북 리뷰》

인간동물학을 개척하고 발전을 이끈 학자들 가운데 하나인 마고 드멜로는 이 책을 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인간동물학의 역사, 다른 분야들과의 복잡한 관계, 다학문성과 학제성을 자세하게 설명해내는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 또한 시의적절한 책이다.
-클레어 킴(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치학 교수)

꼭 가지고 있어야 하고 꼭 읽어야 하는 ‘머스트 북(must book)’이다. 각 장에는 비인간동물(non-human animal)의 현대적 의미와 역할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해주는 통찰이 가득하다. 이 책은 우리의 서가에 꽂혀 있어야 할 필독서이며, 참고문헌으로서의 가치가 높고, 학교에서 텍스트로 사용돼야 한다.
-아널드 알루크(노스이스턴 대학교 사회학 교수)

최초의 인간동물학 텍스트인 이 책은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모든 내용을 아우르고 있고, 다학문적이면서 학제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철저히 연구해 잘 엮어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동물학을 가르칠 때 기본 교재로 사용돼야 한다.
-클리프턴 플린(사우스캐롤라이나업스테이트 대학교 사회학 교수)

새로운 다학문적 분야를 체계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고 드멜로는 그 일을 모든 면에서 매우 훌륭하게 해냈다.
-《휴매니멀리아(Humanimalia)》

드멜로의 책은 전형적인 교재 형식에서 탈피하여 인간동물학 분야를 철저하게 잘 쓰여진 글로 소개하고 있으며, 동물 분류의 변화, 동물의 사회적 구성, 인간이 동물을 이용하는 다양한 방식,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동물의 상징적 재현에 대해 역사적, 문화적으로 설명해내고 있다.
-월터 커민스(소설가, 시인)

이론 연구와 응용 연구 모두에 적합한 깊이 있는 고찰을 유도하면서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잘 구성된 작품이다. 내 서가에 기꺼이 들여놓을 만한 가치가 있다.
-앤 맥브라이드(사우샘프턴 대학교 동물행동학 교수)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통합적 시각과
인도적이고 합리적인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인간동물학을 최초로 집대성한 바이블


우리나라는 바야흐로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에 접어들었다. 경제가 성장하고,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전통적인 인간관계가 해체되고, 가구 형태가 변하면서 반려(애완) 동물의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먹이와 용품과 의료를 비롯한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반려동물 상조 서비스까지 각광받고 있다. 상징이나 오락에 이용되는 동물들은 텔레비전, 영화, 인터넷 콘텐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과 유럽 선진국, 일본 등지를 넘어 이제 경제 성장이 활발한 중국과 인도, 베트남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과 가까이 지내는 동물이 증가하는 만큼 버려지거나 학대받는 동물의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고(우리나라에서 연간 발생하는 유기견이 10만 마리에 이른다), 그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도 늘어나고 있다. 한편 세계의 수많은 공장식 축산농장에서는 매년 지구 인구의 10배에 육박하는(미국에서만 100억 마리가 넘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동물이 참혹한 환경에서 식용으로 사육되어 인간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식생활이 서구화되어 육류 소비가 늘고 있는 데다 다국적 공장식 축산 기업들의 판촉 공세가 거세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개선되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 역사상 유례없이 모순된 현대의 인간-동물 관계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변화시켜서 더 나은 관계로 전환할 수 있을까? 이것은 어느 한 분야의 학자가 매달려서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20세기 말부터 동물과 관련있는 주제를 다루는 철학, 사회학, 인류학, 역사학, 문학, 심리학, 여성학, 생물학, 의학, 동물학, 수의학, 축산학, 생태학 등을 망라하는 다학문적이고 학제적인 연구가 진행되어 최근에 인간동물학(Human-Animal Studies, HAS)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탄생했다. 인간 사회의 많은 부분이 비인간동물(non-human animal)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조화되고 인간의 목적을 위해 동물을 착취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인간동물학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학문이다.

“인간동물학은 인간의 사회와 문화에서 동물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융합적 연구 분야이다. 인류동물학(anthrozoology), 동물연구(animal studies)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분야의 핵심은 인간 사회와 동물의 삶이 어떤 식으로 교차하는지 탐구하는 것이다. 인간동물학은 단순히 동물에 대한 연구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동물과 비인간동물을 함께 연구한다.” (15쪽, 「1장 인간동물학」)

광범위한 인간동물학을 집대성하여 개괄하는 최초의 텍스트인『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Animals and Society)』는 인간-동물 관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미국 뉴욕 주의 명문 사립대인 카니시우스 대학에서 인류동물학 석사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 마고 드멜로(Margo DeMello) 교수는 인간동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이면서 동물과사회연구소(Animals & Society Institute)에서 인간동물학 프로그램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을 공동으로 번역한 두 역자는 인간동물학의 특성에 맞게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수의인문사회학을 가르치는 천명선 교수는 수의학과 보건학, 수의역사학을 공부했고, 한양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조중헌 박사는 사회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인간동물학의 가장 적절한 입문서이자 기본 텍스트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과 동물이 맺는 관계 및 인간 사회 속에서 동물이 차지하는 위치와 의미를 풍부한 사례와 날카로운 관점으로 정리해냈다. 이 책은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기 전, 먼저 우리에게 익숙한 범주와 개념에 대하여 환기시킨다. 인간도 동물의 한 종임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인간과 동물’이라는 표현은 ‘인간인 동물과 인간이 아닌 동물’이라고 바로잡는 것이 옳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이 채택되지 않는 이유는 단지 글자 수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저자인 드멜로는 우리와 그들 간의 관계를 바라보는 인식틀 자체가 사회·정치적으로 구성된 것임을 강조하며, 모두가 인간‘동물’의 일원일 독자에게 이 책을 읽는 경험이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자기 성찰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성실히 인도한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독자들이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중간의 어떤 장부터 선택해 읽어도 만족할 수 있을 법한, 풍성한 지식과 재미이다. 교양서라 하기엔 깊이 있고, 학술서라 하기엔 재미있다. 특히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동물 대우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문제의식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동물 관계의 뜨거운 쟁점들이 거의 빠짐없이 담겨 있는 이 책의 출간은 학문 영역을 넘어 다양한 계층의 국내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동물에 관한 여러 주제와 학문의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자료와 이론, 학문적 성과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다학문적 또는 학제적 연구에 관심있는 이들에게도 좋은 참고 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옮긴이들 역시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갖고 있다. (중략) 옮긴이들은 인간동물학을 소개하기에 가장 적절한 책으로 이견 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우리는 번역을 진행하며 스스로에게 익숙하지 않은 광범위한 영역의 전문 용어와 씨름을 해야 했다.”(555~556쪽, 「옮긴이의 말」)

인간동물학의 모든 연구 영역을 소개하는 이 책은 동물에 대한 정의와 분류, 사회적 구성부터 시작해, 인간이 동물을 이용해온 역사와 방식,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인간의 문화 속에서 상징이나 재현 수단으로 등장하는 동물, 인간이 동물의 행동·감정·지능·언어·자아를 이해하는 방법, 동물권(animal rights)과 동물 보호 운동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인간-동물 관계의 미래까지, 80여 컷의 이미지와 함께 폭넓게 펼쳐보이고 있다.

본문에 몇 차례 ‘한국’이 등장하는데, 특히 개를 식용으로 하는 것에 관한 언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모순 역시 경제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 미국처럼 식용으로 소비할 동물이 풍부한 곳에서는 개가 사냥의 동반자로서, 경비견이나 반려견으로서 더 가치가 있다. 이론적으로 개는 다른 동물 자원이 부족하거나, 식용 이외의 역할이 그다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곳에서 식용으로 쓰인다. (중략) 이를 상징적 가치에 근거해 설명하는 다른 이론도 있다. (중략) 개고기가 ‘몸을 따뜻하게 하는’ 매우 가치 있는 특성을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178~179쪽)

아울러 <12장. 동물에 대한 폭력>에서 “개를 죽이고 먹는 행위는 북미와 유럽에서는 분명히 용인되지 않지만 중국과 한국에서는 용인되며 불법이 아니다.”(321쪽)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2018년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용 목적으로 개를 죽인 사건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인 행위’로 유죄를 선고한” 판결이 나왔고 ‘개 식용 금지 법안’까지 발의되어 있어 향후 이 문장에서 ‘한국’이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학문인 인간동물학 연구에 따르면,
개물림 사고는 단순히 맹견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지정하는 몸집 큰 ‘특정 맹견’이 아니라
인간에게 대우를 잘못 받은 개가 더 잘 문다!
또한 여성을 학대하는 남성은 동물도 학대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간동물학은 여성학이나 민족학처럼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하여 현실세계에 정책적 영향을 미친다. 동물원에서의 동물 이용 방식, 반려동물을 포함하는 재난 대책, “위험한 개” 법 제정 등에 대한 연구는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인간동물학자들은 무는 개들의 위험 요소를 관찰하고 이른바 ‘위험한 개’를 법적으로 지정하는 정책과 법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묶인 개나 괴롭힘당하는 개, 방치된 개들이 견종과 무관하게, 올바른 대우를 받는 개에 비해 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고, ‘위험한 개 법(핏불 같은 견종의 사육을 금지하는 법)’은 무는 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인간동물학은 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의 연관성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폭력과 동물 학대 사이의 관계도 연구한다. 역사적으로 여성과 동물은 남성에 비하여 지능이 떨어지는 존재로 간주되어 왔다. 여성과 동물을 통제하고 착취하기 위해 대상화와 조롱 등의 책략이 사용됐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에 대한 학대와 동물에 대한 학대 사이의 연계성에 주목하고 여성, 동물, 그리고 지구에 대한 학대를 종식시키기 위해 교육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미국에서 이 중요한 연구가 정책에 영향을 끼친 결과, 피학대 여성들이 폭력의 가해자로부터 벗어날 때 반려동물을 함께 데려감으로써 동물을 집에 남겨두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수의사와 사회복지사, 수사관이 가정에서의 학대 증후(동물에 대한 학대나 사람에 대한 학대 모두)를 발견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인간동물학이 현실에 적용되는 다른 예로 동물 매개 치료(animal-assisted therapy)도 있다. 동물 매개 치료는 병원에 입원 중이거나 장애가 있거나 노인이거나 혼자 사는 등 다양한 취약 조건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데 동물을 이용하는 인간 중심적 활동이다. 돌고래와 수영하기 프로그램, 승마 치료 프로그램, 병원·호스피스·가정 간호·감호 시설에서의 동물 활동 프로그램은 이런 연구 선상에서 개발된 것들이다.
인간동물학은 동물 보호소에도 적용된다. 미국에서는 적어도 400만 마리의 동물이 해마다 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당한다(미국휴메인소사이어티는 600만~800만 마리로 추정한다). 이는 동물의 죽음과 보호소 직원들의 트라우마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이며, 중요한 경제적 문제이기도 하다. 동물 보호 인력들이 이런 동물을 구조하고, 돌보고, 결국은 안락사시키는 데는 매년 수백만 달러가 소요된다. 반려동물의 사육과 유기, 입양과 관련된 모든 요인을 연구하는 것은 이 엄청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동물이 인간의 가정에서 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가축화된 고양이의 기질 검사, 동물들이 보호소에 버려지는 요인에 대한 연구, 개 훈련 교실, 동물 보호소 지원 프로그램 등도 인간동물학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편,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동물들을 돌보는 어려운 일을 하는 동물 보호소 직원들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어 왔다. 인간동물학자들은 연민 피로(compassion fatigue)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동물 보호소 직원, 동물 복지 자원봉사자, 수의사 등이 느끼는 피로감을 설명한다. 그런가 하면 영화와 텔레비전 쇼가 동물 기르기를 어떻게 유행시키는지 분석하는 연구도 있다. 예를 들면 영화 「101마리 달마티안(101 Dalmatians)」이 개봉한 이후 달마티안 개의 구매가 급증했다. 인간동물학은 동물 복지 과학, 동물법, 인도주의 교육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들 모두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현실적으로 활용하여 농장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동물을 위한 법이나 사회 정책을 수립하고, 아이들에게 동물을 올바르게 대하는 법을 교육한다.

궁극적으로 인간동물학은 인간-동물 관계를 이해하는 도구이면서, 인간이 동물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책 결정이나 법 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인간동물학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우리나라의 고유하거나 보편적인 인간-동물 관계 문제를 인식하고,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은이_마고 드멜로(Margo DeMello)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U.C. Berkeley)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대학교(U.C. Davis)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센트럴뉴멕시코커뮤니티 대학에서 사회학, 문화연구, 인류학을 가르치고 있고, 카니시우스 대학에서 인류동물학(anthrozoology) 석사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동물과사회연구소(Animals & Society Institute, animalsandsociety.org)에서 인간동물학(Human-Animal Studies) 프로그램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제 토끼 보호 단체인 집토끼협회(House Rabbit Society)의 회장이다. 인간동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2012년에 펴낸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Animals and Society)』는 인간동물학을 집대성한 최초의 텍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 교외에서 치와와 넷, 고양이 둘, 앵무새 하나, 집토끼 50여 마리, 그리고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저서로 Stories Rabbits Tell: A Natural and Cultural History of a Misunderstood Creature (2003), Low-Carb Vegetarian (2004), Why Animals Matter: The Case for Animal Protection (2007), Teaching the Animal: Human Animal Studies Across the Disciplines (2010), Speaking for Animals: Animal Autobiographical Writing (2012), Body Studies: An Introduction (2014), Mourning Animals: Rituals and Practices Surrounding Animal Death (2016) 등이 있다.

■ 옮긴이_천명선
서울대학교에서 수의학과 보건학을 공부하고 독일의 뮌헨 루드비히막시밀리안 대학교에서 수의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동물 관계의 역사와 동물 질병에 대한 사회적 해석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수의인문사회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 옮긴이_조중헌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과 여성학을 공부했으며, 다양한 사회집단 간에 맺어지는 권력 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는 주로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의 관계에 관한 글을 쓰고, 번역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 차례

머리말

Ⅰ부. 인간 사회에서 구성되는 동물
1장. 인간동물학
2장. 인간과 동물의 경계
3장. 동물의 분류와 사회적 구성

Ⅱ부.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이용하는가
4장. 야생의 동물과 인간 사회 속의 동물
5장. 동물의 가축화
6장. 전시, 공연, 스포츠에 이용되는 동물
7장. 육류의 생산과 소비
8장. 애완동물
9장. 동물 실험
10장. 인간을 보조하는 동물

Ⅲ부.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11장. 동물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
12장. 동물에 대한 폭력
13장. 인간의 억압과 동물의 고통

Ⅳ부. 인간 문화 속의 동물
14장. 인간의 사고와 표현에 이용되는 동물
15장. 종교와 민속에 등장하는 동물
16장. 문학과 미디어 속의 동물

Ⅴ부.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17장. 동물행동연구와 행동학
18장. 동물의 도덕적 지위
19장. 동물 보호 운동
20장. 인간-동물 관계의 미래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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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18:39

하늘을 디디고 땅을 우러르며
어느 천문학자의 지상 관측기


홍승수 지음


238쪽 | 값 14,000원 | 신국변형판 | 문학(수필)
ISBN 979-11-963014-0-8 | 출간일 2018년 6월 6일

교보문고 | 예스24 | 알라딘 | 인터파크 | 영풍문고 | 서울문고


한국 천문학 교육의 기초를 다져
세계적인 후학들을 양성하고
과학 교육과 과학 대중화에 기여해 온
서울대학교 홍승수 명예교수가 들려주는
솔직담박하고 지혜로운 지구 생활기

우리는 지구에 태어나 한평생을 살다 가면서
무엇을 만나고, 얻고, 나누고, 깨닫는가?
하늘을 헤아리는 천문학자의 눈으로
넓고 깊게 관측한 땅 위의 삶

이번에는 선생님 주변의 일부 가까운 분들만 볼 수 있었던, 선생님의 삶의 지혜가 듬뿍 담긴 글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천문학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주를 바라보던 천문학자의 글답게 넓으면서도 빈틈이 없는 글들입니다. 과학자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다. 아니, 과학자니까 이런 글을 쓸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습니다.
— 이강환(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저자는 하늘의 원리를 탐구하는 데 평생을 천착한 천문학자이면서, 하늘의 뜻을 헤아리고 따르는 데 진력해 온 천주교인이고, 땅 위에서의 삶을 이해하고 나누는 데 성실한 생활인이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넓고 깊고 겸허한 시선으로 자신의 삶은 물론이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까지 ‘관측’하고 있다. 이 특별한 관측기를 가장 먼저 읽는 행운을 누린 독자로서 모든 동료 지구인들께 일독을 권하고 싶다.
— 석웅치(PT. Dayup Indo 대표)

☞ 조선일보 BOOKS "내 책을 말한다"

☞ 경향신문 책과삶 "천문학자가 건네준 땅 위의 따뜻한 삶"(이혜인 기자)

☞ 한겨레 "책과 세상"(정상영 선임기자)



유시민 작가는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최고의 과학 고전으로 손꼽히는 『코스모스(Cosmos)』를 필사해 보라고 권유한다. 이는 물론 저자 칼 세이건이 쓴 원문이 훌륭하기 때문이지만, 한국어 번역본이 필사할 만큼 탁월한 문장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그 번역자가 직접 쓴 글의 솜씨와 내용은 어떠할까?

다양한 분야를 넉넉한 지면에 촘촘하게 짜넣은 『코스모스』 양장본 원서를 무려 4년여에 걸쳐 우리말로 유려하게 옮긴 홍승수 교수는 앞서 옥스퍼드 대학교의 저명한 천문학자 조지프 실크의 『대폭발(The Big Bang)』을 번역해 1992년에 과학기술처 장관으로부터 “우수 과학 도서 번역상”을 수상했다. 또한 명강의와 우수한 교수 활동으로 2004년 서울대 “올해의 교육상” 대상을 수상했고, 글쓰기 및 교양 강의로도 정평이 났다. 그리고 지난 수십 년간 폭넓게 학식을 쌓고 가족이나 지인과 교류하며 쓴 편지(이메일 포함), 일기, 에세이, 기행문, 시, 잡문(雜文) 등이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방대한 분량에 달한다. 개중에는 개성과 독창성, 보편성과 문학성이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글도 많지만 지금껏 책으로 펴낸 적이 없다.

신간 『하늘을 디디고 땅을 우러르며』는 홍승수 교수가 최근까지 쓴 수많은 글 가운데 “어느 천문학자의 지상 관측기”라는 주제와 구성에 맞는 원고를 엄선해 엮은 수필집이면서, 강의 녹취록이나 번역문이 아닌 저자가 직접 쓴 원고로 펴낸 첫 번째 단독 저술이다. 그동안 저자의 강의를 들으며 그 언어와 내용을 글로 음미하고 싶어했던 많은 이들에게 반가운 책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자를 잘 아는 제자인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강환 관장은 「헌정의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학교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선생님의 명강의는 수업을 들은 사람들만 듣기에 너무나 아까운 강연이었기 때문에 선생님을 최대한 많은 청중 앞에 세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연히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선생님 주변의 일부 가까운 분들만 볼 수 있었던, 선생님의 삶의 지혜가 듬뿍 담긴 글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천문학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주를 바라보던 천문학자의 글답게 넓으면서도 빈틈이 없는 글들입니다. 과학자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다. 아니, 과학자니까 이런 글을 쓸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습니다.”

우주 성간물질을 연구하는 천문학자이면서 한국천문학회 회장, 한국천문올림피아드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며 한국 천문학 발전에 큰 공헌을 하고, 정년퇴임 후에는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현 국립청소년우주센터)의 초대 및 제2대 원장을 지내며 4년간 혼신의 노력으로 유무형의 모든 기틀을 확립해 일찌감치 중요한 청소년 교육 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한 저자는 자신의 말처럼 ‘천생 천문학자’이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늘 천문학 너머의 인간과 세상을 향해 열려 있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감수성 풍부한 소년, 가족을 사랑하는 가장, 소박하고 소탈하고 성실한 생활인, 만물에 호기심을 품고 빠져드는 과학자, 인류와 세상의 운명을 고민하는 인도주의자, 본질적이고 초월적인 질문을 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철학자, 영적 영역에서 삶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과 위로를 구하는 종교인, 그리고 항상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천문학자의 면모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또한 누구나 포복절도하고 박장대소할 만큼 재미있고 유쾌한 에피소드와, 뒤통수가 뜨끔할 정도로 놀랍고 신선한 깨달음과, 무거운 글줄을 따라가다 시나브로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가의 이슬을 훔치게 되는 시린 고백도 들려주고 있다. 글쓰기를 오랫동안 갈고닦아 온 덕분에 저자의 문체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문학적이면서 과학자답게 논리적이고 완결미를 갖춘 것도 큰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저자와 초등학생 때부터 막역한 친구로 지내온 인도네시아 기업가 석일징 대표는 「추천의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타고난 시인의 감성에 천문학자로서 평생 몸에 뱄을 “끊임없는 트집거리 찾기”(홍 교수 본인이 스스로를 가리켜 하는 말이다!)가 독특한 조화를 이루어, 정교한 서사(敍事)와 실타래처럼 술술 풀리는 문장이 가히 일품이다.”

「첫 번째 관측: 나는 누구? 어디에서 어디로?」에서 저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일상 속에서 성찰하며 인간의 본성과 근원을 우회적으로 깊이 들여다보고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두 번째 관측: 같은 우리의 다른 우리, 더불고 나누고」에서는 가족, 교우(交友), 사우(社友), 사제(師弟)부터 민족, 국가, 지구 생태계까지, 심지어 생명 없는 소유물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규모의 공존하는 존재들을 살갑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세 번째 관측: 살며 만나며 깨달으며」에서는 저자가 살아오면서 우연 또는 필연으로 만난 사람, 사물, 사건에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네 번째 관측: 어느 천문학자가 말하기를」에서는 천문학자의 관점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소견을 밝히면서 천문학의 가치와, 자신을 가르치고 이끌어준 스승에 대해 소개한다.

아울러 책의 앞뒤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시(詩)에서의 수미상관(首尾相關)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는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를 따라가며 부드러운 손수건으로 그의 땀을 닦아준 베로니카라는 여인의 역할을 자신이 할 수 있을지 한편으로는 의문을 가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 책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우주에 관심을 갖고 평생 천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쳐 온 과학자가 쓴 글을 담고 있지만, 그의 진지하고 인간적인 삶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들은 누구나 쉽게 읽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하며, 모든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지은이 홍승수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천문기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천문학연구소, 네덜란드 하위헌스연구소 등지에서 연구하다가 서울대학교 교수로 임용돼 31년간 재직하고 정년 퇴임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연구교수를,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에서 방문교수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한국천문학회 회장, 소남천문학사연구소 소장, 한국천문올림피아드위원회 위원장,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원장을 역임했다. 과학기술처 장관으로부터 우수과학도서 번역상을, 서울대학교로부터 ‘올해의 교육상’ 대상을, 한국천문학회로부터 소남학술상을, 한국천문학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외 학술지와 학술회의 프로시딩 등에 연구 논문 78편을 발표했다. 저서로 『나의 코스모스』 등이 있고, 번역서로 『코스모스(Cosmos)』, 『날마다 천체물리(Astrophysics for People in a Hurry)』 등이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서 과학 대중화, 교육 혁신, 삶의 문제 등을 주제로 많은 강연을 하며 저술과 번역도 계속하고 있다.

■ 차례

헌정의 글
추천의 글
머리말
프롤로그

첫 번째 관측: 나는 누구? 어디에서 어디로?
착각은 자유가 아니라 필연
새들은 알고 있다
이백과 더불어 자연과 하나 되다
번역과 코르크, 둘과의 전쟁
감시를 무시하는 삶
외손녀를 위한 성탄 선물
곧 태어날 손자에게
햇살과 함께 환희의 노래를 들으며 떠나리
가난하여 자유롭게 하시고

두 번째 관측: 같은 우리의 다른 우리, 더불고 나누고
아주 특별한 어버이날
스승의 날 아침에
사랑의 손길
감사의 보답
코끼리와 소의 눈빛
슬픈 아침상
같음과 다름의 긴장 속에서
나의 늙은 애마에게도 봄의 생기를

세 번째 관측: 살며 만나며 깨달으며
만남, 신비의 강
자유를 향한 일탈
껍질에 드러나는 내면
소리 없는 가야금의 울림
내소사 솔바람 차에 취해서
배롱 따라 길 따라 사람 따라
눈꽃열차 여행

네 번째 관측: 어느 천문학자가 말하기를
절제, 현대인의 미덕
갈릴레오는 왜 그랬을까?
하와이에서 부르는 향수
잊어 버린 꽃 이름을 찾아서
소남 선생을 기리며
숙제를 다하지 못한 학생이 드리는 보고

에필로그

2018.09.18 18:39

위험한 제약회사
거대 제약회사들의 살인적인 조직범죄

피터 괴체 지음 | 윤소하 옮김


589쪽 | 값 25,000원 | 국변형판 | 의학, 사회학 | 디자인 도트컴퍼니
ISBN  979-11-955265-7-4 | 출간일 2017년 9월 15일

교보문고 | 예스24 | 인터파크 | 알라딘 | 반디앤루니스 | 영풍문고


영국의학협회 선정 “올해의 도서상”(‘의학 기초’ 부문 최초) 수상작!
16개 언어로 출간되고 아마존 의학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작!

근거중심의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덴마크 코펜하겐 의과대학 피터 괴체 교수가 밝히는
거대 제약회사들의 반인륜적 조직범죄 행위

■ 추천 서평

동아일보
(손택균 기자): [책의 향기]병 주고 약 팔고… 제약회사의 배신
연합뉴스(정아란 기자): "우리가 먹는 약이 우리를 엄청난 규모로 죽인다"
YTN(박석원 앵커)[신간] "거대 제약사의 반인륜 범죄를 고발한다"
시사IN: 새로 나온 책 - 위험한 제약회사
경향신문: [새책]위험한 제약회사 外
한겨레(조일준 기자): 죽음을 부르는 약을 만드는 조직범죄
매일신문(한상갑 기자)약, 인간을 죽음으로 내몰 수도…『위험한 제약회사』
KBS뉴스(정일태 기자): [새로 나온 책]
헤럴드경제(문다영 기자)[책 잇 수다] 먹거리부터 기후까지, 우리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프레시안(김주연 건강과대안 운영위원): 거대 제약회사들의 살인적인 조직범죄

《랜싯》
코크란연합 공동 창립자이자 북유럽코크란센터 원장인 저자는 타협하지 않는 태도와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약회사들이 마약 조직과 다름없는 이유를 낱낱이 밝히고 있다.

《영국의학저널》
이 책의 대부분은 제약회사들이 약의 유익성은 과장하고 위해성은 축소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과학을 왜곡하고 악용한 사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꼼꼼하고 수리력이 매우 뛰어난 유행병학자로서, 임상연구 비평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괴체의 주장에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

《라이브러리 저널》
책 전체에 걸쳐 제약회사들의 임상 연구와 마케팅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저자는 제약회사들이 조작해서 만들어낸 우리의 믿음을 뒤흔들고 있다. 매우 흥미진진하고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데이비드 콜쿤(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약리학자)
평생 동안 약리학을 가르쳐 온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벤 골드에이커의 불량 제약회사는 맛이 순해서 먹기 쉬운 약이고, 이 책은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쓰디쓴 약이다. 저자는 광고나 약품설명서대로 작용하지 않는 다양한 약들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으라, 분노하라, 행동하라.


“미국과 유럽에서
약은 심장 질환과 암에 이어
주요 사망 원인 3위이다.”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제공은 규제가 느슨한 탓에 말 그대로 관행이 되어 있다. 로비를 통해 규제를 느슨하게 만들거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리베이트 제공으로 얻는 이득이 벌금이나 과징금에 비해 월등히 크고, 책임자 처벌도 솜방망이이기 때문이다. 2017년 최근에는 동아제약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강정석 회장이 회사돈 700억 원을 빼돌려 그중 55억 원을 의약품 리베이트로 제공하고 세금 포탈까지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리고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로부터 8년 동안 약품 구매 대가로 6억 5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대구 파티마병원 약제부장인 수녀에게 징역 1년 6월이 구형됐다.

하지만 으레 그렇듯이 가장 중요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리베이트를 받은 대가로 병원이 사들이거나 의사가 처방한 약이 무엇인지, 그 약의 효능과 부작용은 무엇인지, 그 약을 누구에게 얼마나 처방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알 수가 없다. 리베이트 제공이 나쁜 가장 큰 이유는 불필요하거나 필요 이상이거나 해로운 약을 결국 환자가 처방받아 건강이 나빠지거나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험한 제약회사(Deadly Medicines and Organised Crime)』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서 약은 심장 질환과 암에 이어 주요 사망 원인 3위이다.”(근거는 439~441쪽). 이것은 약물 오남용 때문이 아니라, 제약회사들이 의약품의 심각한 부작용을 은폐하거나 조작한 결과이다. 대부분의 일반 환자는 약에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한다. 약은 당연히 제대로 만들어졌을 것이며, 그렇지 않은 약이라면 의사가 처방해 줄 리 없다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낱낱이 전하는 진실은 실로 충격적이다. 근거중심의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코펜하겐 의과대학 피터 괴체(Peter C. Gøtzsche) 교수는 거대 제약회사에서 오랫동안 영업사원으로 일한 경험, 생물학과 화학과 의학을 전공한 학자로서의 전문성과 엄밀성, 내과 전문의로서 현장에서 파악한 보건의료계의 실질적 문제점, 임상시험을 비롯한 의학 연구를 검증하는 전문가로서 밝혀낸 제약회사의 연구부정행위와 과학 사기 등을 바탕으로, 제약회사가 어떻게 의사와 환자를 속여 유해하거나 쓸모없는 약을 팔아 돈을 버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모든 약의 무용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학저널》 전(前) 편집장 리처드 스미스의 「머리말」에 따르면,

괴체는 일부 의약품이 커다란 혜택을 가져다준 것을 인정한다. 단 한 문장으로 그렇게 했다. “이 책은 감염질환, 심장병, 일부 암, I형 당뇨병 같은 호르몬 결핍증의 치료 성과처럼 약의 잘 알려진 유익함에 대한 책이 아니다.”… 그래서 괴체는 이 책이 약의 개발, 제조, 마케팅, 규제를 비롯한 시스템 전체의 부실에 관한 책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 책은 900여 건의 검증된 문헌과 자료에 기초하여 ‘실명(實名)’과 ‘팩트(fact)’로 무장한 제약회사 조직범죄 탐사 리포트이다. 저자는 제약회사의 사업 방식이 갱단의 조직범죄와 다름없다고 말한다. 거대 제약회사들의 사악한 행위가 미국 법률에서 규정하는 조직범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85쪽). 저자는 제약업계, 의학계, 보건의료계, 정치계와 행정계의 많은 문제점을 파헤쳐서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현 가능한 합리적 해결책까지 함께 제시하고 있다(21장). 아울러 저자는 제약회사가 꾸며내서 우리가 맹신하고 있는 그릇된 믿음을 타파하려고 한다. 20장에 대표적인 ‘그릇된 믿음’ 10가지가 나와 있다. 또 일반 독자들이 환자 입장에서 의사에게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책까지 소개하고 있다(481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용하는 약의 부작용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약을 끊고 나면 비로소 알게 된다!


저자는 보건의료 문제를 연구하고 검증하는 국제적 비영리단체인 코크란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의 공동 창립자이자 북유럽코크런센터(Nordic Cochrane Centre)의 설립자 겸 원장이고, 덴마크 왕립병원 수석내과의사이기도 하다. 2016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학술대회 ‘코크란 콜로키움’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기도 했다.

2017년 8월 31일 출판사 공존과의 이메일 교신에서, “이 책을 펴내고 나서 제약업계와 사회에 생긴 주목할 만한 변화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저자는 이렇게 답했다.

“보건의료처럼 복잡한 시스템에서 생기는 모든 변화는 한 사람이 이루어냈다고 말할 수 없다. 나 말고도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다른 사람들이 늘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변화가 일어난다면 누구를 칭찬해야 하겠는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오랫동안 복용해 온 여러 가지 약 가운데 일부를 내 책을 읽고 나서부터 끊은 환자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그 약들을 끊고 나서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나에게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로감, 성욕 결핍, 근육통, 기억력 감퇴 같은 문제가 자신이 복용하는 약들의 부작용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약을 끊고 나면 비로소 알게 된다!”

[원서 보기] 아마존닷컴

[저자 인터뷰] 유명한 채식주의 의사 존 맥두걸과의 인터뷰



■ 지은이 피터 괴체(Peter C. Gøtzsche)
1949년 덴마크 네스트베드에서 태어났다. 코펜하겐 대학교, 웁살라 대학교, 룬드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고, 1974년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생물학과 화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코펜하겐 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1995년 내과 전문의가 됐다. 1975년부터 1983년까지 제약회사 아스트라(Astra)에서 의약품 영업과 제품 관리, 의학부 책임자로 활동했다. 1984년부터 1993년까지 왕립병원(Rigshospitalet), 덴마크 최대 병원 헤를레브(Herlev Hospital)를 비롯한 여러 대형 병원에서 오랜 수련의 과정을 거쳤다. 아울러 1988년부터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의학 강사로 활동해 오다가 2010년 ‘임상시험 설계 및 분석’ 담당 교수로 임용됐다. 1997년부터 왕립병원 수석 내과의사로도 계속 일해 왔다. 1993년 이언 차머스(Iain Chalmers) 등과 함께 세계적인 근거중심의학 연구 기관인 코크란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을 공동 창립하고, 같은 해에 북유럽코크란센터(Nordic Cochrane Centre)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이른바 ‘5대 의학지’인《영국의학저널(BMJ)》,《랜싯(Lancet)》,《미국의학협회저널(JAMA)》,《내과학연보(Ann. Intern. Med.)》,《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7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30,000회가 넘게 인용됐다. 저서로 Deadly Psychiatry And Organised Denial (2015), Mammography Screening (2012), Rational Diagnosis and Treatment (2007) 등이 있다.

■ 옮긴이 윤소하
연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에서 영어를 공부한 뒤 특허법인 코리아나에서 화학, 의약 분야 전문 번역을 했다. 제약회사 한독테바와 무역 컨설팅 업체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출판 번역 과정을 수료하고 번역에 열중하고 있다.

■ 차례

머리말1
머리말2

1장. 약 유행병이 창궐하고 있다
2장. 나는 고백한다, 제약회사의 비밀을!
3장. 조직범죄는 제약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4장. 약으로 득을 보는 환자는 극소수다
5장. 사회적 계약을 저버린 임상시험
6장. 이익상충을 먹고사는 의학지
7장. 쉬운 돈벌이의 유혹과 의산복합체
8장. 제약회사에 고용된 그 많은 의사들은 무엇을 하는가
9장. 교활하고 사악하고 탐욕적인 약장수
10장. 부패하고 무책임한 규제당국
11장. 모든 의약품 연구 자료를 공개하라
12장. 오만 가지 병을 고치는 신기한 약
13장. 머크는 환자의 죽음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14장. 임상시험 조작과 신약 마케팅
15장. 가난한 환자에게 싼 약 대신 비싼 약 먹이기
16장. 약효가 좋다는데 환자들은 사망한다
17장. 정신의학, 제약회사들의 지상낙원
18장. 해피필 먹고 자살하는 아이들
19장. 매출을 수호하기 위한 조직 폭력
20장. 제약회사가 꾸며낸 그릇된 믿음의 진실
21장. 보건의료 시스템의 적폐를 청산하라
22장. 환자를 위한 제약회사는 없다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2018.09.18 18:39


프로파간다 파워
인간과 세상을 조종하는 선전의 힘


데이비드 웰치 지음 | 이종현 옮김
255쪽 | 30,000원 | 46배판변형(186*255) | 양장
ISBN 979-11-955265-1-2 | 2015년 12월 12일 펴냄

교보문고 | 예스24 | 인터파크 | 알라딘 | 반디앤루니스 | 영풍문고



알렉산더, 나폴레옹, 히틀러, 스탈린, 처칠, 마오쩌둥, 김일성, 알카에다,…

그들은 선전을 왜, 어떻게 이용했는가?
고대 그리스부터 21세기 현재까지 전 세계의 선전을 통찰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장서와 자료를 보유한 영국국립도서관(British Library)이 2013년 5월 17일부터 9월 17일까지 개최한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파간다(선전) 전시회에 맞춰 출간한 『프로파간다 파워(Propaganda)』(2013)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 세계를 아우르며 선전의 모든 것을 소개하고 있다. 영국 켄트 대학교 명예교수이자 프로파간다에 정통한 역사학자인 저자 데이비드 웰치(David Welch)는 선전의 정의와 종류, 방법과 주요 활용 사례들을 마치 전시회처럼 펼쳐 보이며 상세하고 깊이 있게 설명한다.

본 한국어판은 30년 가까이 방송 PD로 활동한 번역자 이종현이 선전의 폐해를 최소화하고 선전의 장점을 잘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웰치의 책을 최적의 텍스트로 선택해 번역함으로써 출간됐다. 번역자는 북한을 취재하고 남한의 탈북자들을 도우면서, 악용된 선전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무수히 보았고, 이 책이 선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의 번역 인세 전액을 탈북자들을 위한 교육에 기부하기로 했다. 아울러 본 한국어판에는 특별히 2008년 제9회 서울평화상 수상자이자 북한자유연합 대표 겸 디펜스포럼재단 대표인 수잔 숄티(Suzanne Scholte)가 추천사를 써 출간의 의미를 높였다. 수잔 숄티는 추천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책에서 웰치는 김일성 숭배를 마오쩌둥 숭배를 모방한 것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주체사상은 다른 공산권 국가들과도 완전히 단절된 채, 김일성을 ‘위대한 지도자’이자 ‘민족의 태양’으로 형상화하는 기묘한 형태로 변했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암울한 곳이 됐습니다. 그것은 무자비한 군사 정권의 지원 아래 가능한 모든 선전 방법을 동원한 결과입니다.”

선전은 원래 나쁜 것인가?

1장 「심하게 왜곡되고 오인된 말: 선전의 간략한 역사」에서는 ‘선전’이라는 말의 의미와 정의, 선전의 역사와 종류를 개괄하고 있다. 저자는 선전을 “직간접적으로 선전가의 이익에 부합하게 의식적으로 생각해내고 계획한 모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종의 개념과 가치관을 전파함으로써 표적청중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적인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선전은 ‘정보 전달’이나 ‘교육’과 차별되는 정치적 행위이다. (사실 ‘프로파간다(propaganda)’의 번역어인 ‘선전(宣傳)’은 그 사전적 의미가 “주의나 주장, 사물의 존재, 효능 따위를 많은 사람이 알고 이해하도록 잘 설명하여 널리 알리는 일”일뿐더러 현실에서 ‘광고’나 ‘홍보’에 가까운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에 ‘프로파간다’라는 말을 그대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번역자 이종현은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전’은 고대부터 널리 활용되어 온 설득의 기술이자 수단이었고, 말(propaganda) 자체의 어원으로 보자면 17세기 가톨릭 선교 조직의 명칭에서 비롯됐다. 162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5세가 교리 전파를 증진하기 위해 선교성성(宣敎聖省, Sacra Congregatio de Propaganda Fide)을 설치한 것이 공식적인 기원이다. 이후 선전은 정치와 사회를 비롯한 다방면에서 활용됐는데, 그 의미가 부정적인 것으로 굳어진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선전이 전쟁 중에 조직적 공략 수단으로 대규모로 이용되면서 대중들은 선전의 목적과 방법을 의심하게 됐고, 특히 전후에 진실이 밝혀지면서 선전은 거짓말, 속임수, 세뇌 같은 말과 거의 동의어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선전의 의미가 이렇게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해서 그 효과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전은 그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더 체계적이고 더 조직적이고 더 정교하고 더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선전은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기간에 활용도가 더 높아졌고, 대중은 부지불식간에 끊임없이 선전에 휘둘렸다. 초고속 정보통신과 사회관계망(social network)이 특징인 21세기 오늘날에는 선전의 목적과 방법이 더욱 다양해져서 선전의 주체와 객체 간의 경계조차 모호해지고 선전(propaganda)이라는 말 자체의 의미도 다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저자는 선전의 형태를 크게 다섯 가지로 소개하고 있다. 아돌프 히틀러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선전은 단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큰 거짓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그래서 자서전인 『나의 투쟁(Mein Kampf)』에서 “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Große Lüge)에 더 쉽게 속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적에 대한 허구를 지어내고 통계를 조작하고 뉴스를 ‘만들어내는’ 행위들이 이에 속한다. 그리고 선전의 주체를 얼마나 노출하고 그 목적과 의도를 얼마나 드러내는지에 따라 ‘흑색선전’, ‘백색선전’, ‘회색선전’으로 나뉘며, 심리전은 ‘실제 전투와 달리, 적의 사기와 전의를 꺾기 위해 적의 마음과 감정,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생각과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유명한 통치자들은 선전을 왜, 어떻게 이용했는가?

기원전 336년에 마케도니아의 왕좌에 오른 알렉산더 왕은 능수능란한 선전가였다. 페르시아 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몇 년 동안 알렉산더는 자신을 제우스의 아들로 신격화했다. 그에 따라, 이미 제우스의 아들로 널리 알려진 헤라클레스 대신 알렉산더의 얼굴이 새겨진 동전이 주조됐다. 알렉산더 왕은 선전의 중요한 특성을 간파했다. 선전이 그의 ‘실제’ 존재를 대신했기 때문에 그의 형상이 새겨진 동전, 조각상, 건축물, 도자기, 온갖 예술품 등이 그의 제국 전체에 존재하게 했다. 그는 모든 통치자들의 관행이면서 근대 정치 리더십의 주요 특징인 ‘개인숭배’를 능숙하게 전개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들은 눈으로 보기만 해도 위엄이 느껴지는 ‘시각적 찬양물’의 일종이다. 이것들은 각 통치자와 왕조의 권능과 위엄을 형상화하기 위해 설계된 아주 오래된 기념용 건축물이다. 기원전 6세기 말경 중국의 장군 손자는 『손자병법』을 저술했는데, 그는 ‘정신 무기’인 설득력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는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했다.

나폴레옹은 역사상 가장 유능한 ‘자기 선전가’ 가운데 한 명이었다. 프랑스인들의 사고에 대한 그의 통제는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천 명의 적군보다 세 개의 적대적 신문이 더 무섭다”고 주장한 그는 1801년에 프랑스 신문 73개 중 64개를 폐간시켰다. 노트르담 성당에서 휘황찬란하고 성대하게 열린 1804년의 황제 대관식에서 그는 교황 비오 7세로부터 왕관을 직접 넘겨받아 자기 손으로 자기 머리에 씌웠다. 이 행동은 그가 자력으로 황제가 됐으니 누구에게도 충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했다.

기자 출신인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는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는 데 있어 열정적인 발코니 연설과 함께 제복, 국기, 행진 같은 준(準)군사적인 과시 도구의 활용과 선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한 최초의 파시스트 독재자였다. 그가 권좌에 있을 때 이탈리아의 선전에서는 그를 무한한 권능을 지닌 전지전능한 초인, 즉 ‘일 두체(Il Duce, 수령)’로 묘사했다.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권좌에 올랐을 때, 나치의 국가사회주의는 싸울 적이 필요한 만큼 영웅도 필요했다. 영웅적 지도자라는 구상에 맞추기 위해 나치는 국가의 운명을 구현하고 이끄는 초월적인 인물에 초점을 맞춘 ‘지도자 원리(Führerprinzip)’ 개념에 매달렸다. 민족 염원의 지휘자인 히틀러의 권위는 헌법적 한계를 넘어섰다. 곧이어 ‘안녕하세요!(Guten Tag!)’라는 전통적인 인사말을 ‘히틀러 만세!(Heil Hitler!)’라는 인사말로 대체하는 법이 제정됐다. 어른들은 새로운 찬양의 인사말로 서로에게 인사하게 됐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매 수업이 시작될 때마다 새 인사말을 사용했다. 이렇게 인사를 할 때는 오른팔을 절도 있게 뻗어 올리는 경례도 함께 했다. 또 모든 국민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라디오를 통해 히틀러의 연설이 제국 전역에 일제히 방송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국가적 순간(Stunden der Nation)’이 연출됐는데, 그때마다 모든 독일인들은 국가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 일상생활을 중단했다.

이오시프 스탈린에 대한 숭배가 본격화된 것은 소련의 모든 도시에 그를 추앙하는 깃발, 초상화, 현수막, 풍선 등이 내걸리고, 급부상하는 “세계 프롤레타리아들의 지도자”에게 찬사가 바쳐진 1929년 12월 그의 50번째 생일이었다. 스탈린의 첫 번째 동상이 제작되면서 선전 구호도 “스탈린은 오늘의 레닌이다”와 “스탈린은 강철 인간”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그런데 스탈린의 이미지가 ‘혁명의 아버지’인 레닌을 대체하게 된 것은 소련에서 ‘대(大)조국전쟁’이라 불리는 제2차 세계대전과 그 후에 이르러서였다. 국민의 전쟁 열기를 북돋우기 위해 스탈린은 애국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국내 정책을 재편했다. 공식 발표와 대중매체에서 공산주의 찬양 대신 민족주의 구호와 애국적 단합에 대한 호소가 울려퍼졌다(“크렘린 궁전의 스탈린 동지가 우리 하나하나를 굽어살피신다”, 1940).

오랜 중국 내전(국공내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은 다른 무엇보다 대중매체와 교육 체제에 대한 직접 통제를 견지했다. 그는 선전의 중요성을 이해했고, 그래서 공산주의 이념을 전파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 공산당은 지도자와 밀접하게 관련된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를 인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대중 집회, 포스터, 음악 작품, 공연 같은 다양한 선전 수단을 폭넓게 사용했다. 곧이어 ‘위대한 조타수’ 마오에 대한 개인숭배가 뒤따랐다. 마오를 주제로 하는 정치적 예술품들이 대량으로 유포됐다. 수많은 포스터, 배지, 그리고 음악 작품들에서 마오는 “마오 주석은 우리 마음속 붉은 태양”이나 “인민의 구원자” 같은 미사여구로 일컬어졌다.

북한의 건국 지도자인 김일성에 대한 개인숭배는 독특한 면이 있었다. 마르크스와 레닌의 사상에 기초하긴 했지만, 북한의 이념과 선전은 여타 다른 공산권 국가들과 달리 “‘위대한 지도자’이자 ‘민족의 태양’인 김일성”을 특이한 형태로 표출했다. 그는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변형해서 자신이 설정한 지도자상의 중대함을 부각시키는 ‘주체사상(主體思想)’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아들과 손자에게 권력을 세습하는 통치 왕조를 건설하는 한편, 개인숭배를 위해 온갖 과시적 요소들(거대한 조각상, 초상화, 동전, 우표 등)을 동원했다. 지금도 통치 일족은 권좌를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지도자 숭배를 전파하는 선전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차베스는 300만 명이 넘는 팔로어(follower, 추종자)를 거느린 트위터(Twitter) 계정으로도 유명했는데, 그는 자신이 트위터를 ‘혁명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를 이용하면 국민들이 관료 조직을 건너뛰어 대통령과 직접 접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는 매우 흥미로운 지도자상의 한 전형이다. 그는 한때 무장 투쟁을 지지하는 호전적 운동가로서 차베스처럼 자기 나라에서 투옥됐다가 풀려난 후 새로운 민주 국가에서 화해와 평화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지배와 전쟁을 위한 악마의 유혹 vs. 공익을 위한 천사의 나팔 소리

18세기까지는 신문이나 잡지 같은 매체들이 전쟁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19세기 중반 크림전쟁(1853~56)부터는 전보가 활용되고 종군기자가 등장하면서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최초의 종군기자 윌리엄 하워드 러셀(William Howard Russel)이 전쟁터에서 쓴 비판적인 기사가 《타임스》에 실리자 이로 인한 비판을 견디지 못한 애버딘(Lord Aberdeen) 총리 내각이 물러나고 개혁의 바람이 불었다. 이후 보어전쟁(1899~1902)에서는 200명에 가까운 기자가 전쟁 보도에 참여했고, 정부는 언론 통제와 검열을 강화했다.

그러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때는 국가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참여가 늘어난 데다 국가의 모든 군사적, 경제적, 심리적 자원이 최대로 동원되는 새로운 전쟁 형태, 즉 ‘전면전’이 나타나 전방과 후방의 간극이 좁아졌다. 민간인이 처음으로 폭격을 경험한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전쟁 사망자의 14퍼센트가 민간인이었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민간인 사망자가 67퍼센트로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그래서 교전국이나 참전국의 정부들은 모든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적을 심리적으로 이기기 위한 대대적인 선전을 펼쳤고, 선전을 전담하는 기구도 따로 설치했다. 선전은 자국민에게는 전쟁을 정당화하고 전쟁 지원을 호소하고 사기를 진작하는 수단으로, 중립국에는 영향력을 발휘해 동조나 참전을 유도할 목적으로, 적에게는 실제 무기를 능가하는 ‘정신 무기’로 사용됐다. 심지어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패전의 원인을 연합국의 선전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이후에도 수없이 모방되고 패러디된 이미지 중 하나는 독특한 모병 포스터인데, 그 속에서 콧수염을 길게 기른 얼굴의 키치너 경(Lord Kitchener)은 위압적인 손짓으로 영국 국민들에게 “국가가 당신을 필요로 한다(Your Country Needs You)”고 호소하고 있다. 키치너는 1914년 8월 5일 전쟁부 장관으로 임명됐는데, 수단에서 세운 무공 덕분에 그는 이미 국민들 사이에서 전쟁 영웅이었다. 잡지 표지에서 유래된 이 포스터는 승리에 대한 국가적 결의와 의지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대규모로 산업화된 전쟁의 시대에 모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전형이 됐다. ‘신육군(New Armies)’ 건설을 위한 키치너의 공식 의회 모병 운동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1915년 1월까지 약 100만 명이 입대했다. 미국에서는 키치너 포스터를 본뜬 ‘엉클 샘(Uncle Sam)’ 모병 포스터가 등장해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됐고 역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선전은 자국, 중국과 동남아시아, 서구라는 주요 전선 3곳에서 실시됐다. 1941년 12월 미국의 진주만 해군기지에 대한 공습에 이어 일본은 중국과 태평양 두 전선에서도 동시에 전쟁을 수행해야 했다. 일본은 공식 선전을 통해 이미 1930년대부터 압박을 받아온 일본 국민들에게 한층 악화된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고, 부족한 자원을 재활용하고, ‘사치는 적이다’라는 구호 아래 검소하게 살 것을 요구했다. 일본군을 향한 직접적이고 강화된 선전에서는 포로로 잡히기보다 자살하도록 부추겼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는 전쟁 중에 필요에 따라 맺어졌던 동맹들이 급속히 와해되어 적대 세력권으로 나뉘면서 새로운 형태의 갈등이 나타났다. 냉전은 정신 전쟁이자 이념 대결이면서 신경전이었으며, 이후 40년 넘게 세계를 양극 경쟁 체제로 분열시켰다. 이것의 특징은 ‘마음과 정신을 지배하기 위한 싸움’이었는데, 무시무시하게도 그 이면에는 상대를 핵폭탄으로 멸망시키겠다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었다. 냉전 핵무기 경쟁 때문에 선전의 초점은 국가 안보와 공포라는 두 선동적 요소에 맞춰졌다. 이 두 요소는 극단적인 외국인 혐오와 점점 격화되는 사상 대립으로 이어졌다.

한편 선전은 직간접적으로 공익을 위해서도 많이 이용돼 왔다.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각국 정부들은 ‘체력이 국력’임을 깨달아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체계적인 대규모 공중보건 캠페인을 펼쳤다. 캠페인에서 다루어진 주제는 건강에 좋은 음식부터 안전한 섹스까지, 흡연의 해악부터 과속 운전의 위험까지, 예방접종 권장부터 금주 장려까지 아주 다양했다. 비록 서로 다른 이념적 이유에서 비롯되긴 했지만, 건강 유지는 실제로 파시스트와 공산주의 정권의 주요 관심사였다. 이탈리아의 파시스트와 독일의 나치가 각각 건강을 인종주의적이고 이념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반면, 소련은 보다 실질적이었다. 즉 건강한 국민은 스탈린의 5개년 계획에서 제시한 목표 생산량을 달성하거나 초과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보다 바람직했다.

영국에서는 1930년대에 저임금과 영양실조, 낮은 학업 성취도 간의 관계를 밝힌 존 보이드 오어(John Boyd Orr)의 연구 결과에 따라 클레멘트 애틀리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1946년에 18세 이하의 모든 학생들에게 우유를 무료로 나눠주는 학교우유급식법(School Milk Act)을 제정했다. 새로 제정된 법에 힘입어 1950년대부터 중앙정보국과 우유판촉위원회가 협력하여 주목할 만한 여러 선전 캠페인을 벌였다. 구호로는 “자연의 영양분을 가득히”, “당신의 아이는 충분히 마시고 있나요?”, “우유 1파인트 마시는 날” 등이 있었다. 1971년 당시 교육부 장관이었던 마거릿 대처가 7세 이상의 학생들에 대한 무료 우유 급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자, “대처, 대처, 우유 날치기”라는 유명한 항의 구호가 등장하기도 했다. 학교우유급식법은 세계 많은 나라에 전파됐다.

소련은 한편으로는 사회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수단으로 음주를 권장했다. 또한 소련 정부는 주류 독점에서 오는 수입을 포기할 입장이 아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탄생한 공산주의는 마땅한 세원이 없었으며, 국가 예산의 4분의 1 이상이 주류 세금에서 나왔다. 한참 뒤인 1985년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금주 캠페인을 벌여 이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바람에 소련 경제의 쇠퇴를 야기했다.

비록 그 목적이 인종적이고 우생학적인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보건 교육은 나치 선전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1933년 7월에 제정된 ‘유전질환 자녀 예방법’을 통해 유전적 질환을 겪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강제로 불임 시술을 하는 것이 허용됐다. 비록 이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1930년대에 나치는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금연 보건 캠페인을 벌였다. 나치의 정책에는 공공장소에서의 금연, 담배세 인상, 담배 광고 금지, 담배와 폐암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 등이 포함됐다. 흡연은 아리아인의 신체를 강건하게 하려는 나치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밖에도 교통 안전, 전염병 예방, 자선 모금 운동 등과 관련 있는 많은 선전이 20세기 내내, 그리고 21세기에도 계속 펼쳐졌다. 그런데 소련과 나치의 경우처럼, 이따금 국가의 의도는 그들이 내세우는 보건상의 이익이라는 명분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은밀하다. 그리고 때로는 시민 단체나 이익 단체들이 연대해서, 특히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시대에 공공 정보의 신뢰성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래도 공중보건 문제를 다루게 되면 선전이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경멸적 어감이 사라져 대체로 훨씬 우호적으로 보인다.

21세기 비대칭 시대의 전쟁과 테러, 그리고 새로운 ‘사회적 매체’의 등장

20세기에 ‘전면전’이 등장해서 매체와 구시대 외교술과 기밀 유지 필요성 간의 관계가 완전히 바뀌었다. 새로운 매체는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가졌고, 정치인들은 그 힘을 두려워했다. 냉전이 끝난 뒤에는 변화무쌍한 국제적 위기와 급변하는 기술 때문에 전쟁과 보도의 성격도 바뀌었다. 1990년대 초에 벌어진 제1차 걸프 전쟁은 사실상 심리전이자 ‘매체 전쟁’이었다. 그리고 소수에 불과한 헌신적인 광신도들이 초강대국에 그토록 큰 피해를 입힌 9・11 테러의 엄청난 충격 때문에 새로운 분쟁 용어인 ‘비대칭전(asymmetrical warfare)’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약한 나라나 집단이 군사 자원의 질적, 양적 불리함을 벌충하기 위해 적응유연성(resilience)과 테러 전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비대칭’이라는 개념은 21세기 초의 선전 방식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9・11 테러가 있고 나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지구적 전쟁(GWOT)’을 발표함으로써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정당화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알카에다와 그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돕는 그 어떤 국가나 단체라도 추적할 권리와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함에 있어 서구는 ‘자위권’이라는 「유엔 헌장」 제51조를 적용했는데, 그 과정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전사(warrior)’라는 지위를 부여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것은 알카에다 같은 단체들이 서구에 맞서 교묘하게 역선전하는 행위를 합법화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후 서구는 ‘테러와의 전쟁’이 군사적 대치를 넘어 대중의 전폭적 지지를 얻기 위한 세계적인 투쟁, 즉 장기적인 사상 정보전이자 무한히 지속될 전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시발점이 된 9・11은 알카에다와 그 지지자들에게는 비대칭전의 교과서적인 작전으로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같은 엄청난 선전적 성공을 의미했다. 또 매체 기자들이 실제 공격군의 일원으로 투입된 2003년 이라크 전쟁 때는 전쟁이 ‘24시간 연속 뉴스’로 보도됐을 뿐만 아니라, 매체 통제권이 군대에서 정치인들에게로 넘어가 군대 입장에서는 매체가 승리를 위한 도구가 아닌 골칫거리가 돼 버렸다.

저자는 “미국과 주요 산업국가들에 맞서 재래식 전쟁을 수행할 능력을 갖춘 적이 없기 때문에 현대에는 비대칭전이 분쟁의 보편적 형태가 될 공산이 크다. 힘이 약한 나라나 조직들이 재래식 무기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 알카에다는 처음으로 물리적 공간에서 가상공간으로 옮겨가 전 세계에서 추종자들을 결집하는 게릴라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최근 IS(이슬람국가)는 온라인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추종자들을 모아 선전용 잔혹 행위나 전투, 테러에 이용했다.

2009년 초반 이후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말이 테러리스트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서구의 십자군 전쟁이라는 비난의 구실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미국과 영국은 공식 문서에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말의 중요도를 낮추었다. 2009년 3월에 미국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테러와의 지구적 전쟁’이라는 작전의 이름을 ‘해외 비상 작전’으로 바꾸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첫 번째 재임기간 중에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말을 연설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2011년 5월 미국 특수부대에 의한 오사마 빈 라덴 살해는 오바마에게 커다란 선전적 성공을 안겨주었다. 한동안 선전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서방에게는 참으로 시의적절한 사건이었다. 오랫동안 억눌려온 대중의 불만이 ‘아랍의 봄’에 분출된 것과 더불어 빈 라덴의 죽음은 이슬람 집단들에 대한 알카에다 근본주의자들의 호소력을 약화시켰다(적어도 단기적으로는). 2010년 12월 이후 뿌리 깊은 독재 정권들이 무너진 것을 포함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블로그, 실시간 뉴스 방송, (온라인에서의) 단체 대화 같은 새로운 ‘사회적 매체(social media)’가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시민을 ‘해방시키고’ 자발적 군중 시위를 촉발하는 위력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정부가 보도를 통제하고 보도 내용을 결정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통제가 지극히 어려운 새로운 매체들이 등장한 21세기의 매체 환경 속에서 저자는 이런 의문을 던진다. “인터넷과 ‘사회적 매체’, 광고와 언론이 활성화된 사회에서 과연 선전을 어떻게 변할까? 새로운 매체들이 과연 강압적인 정부의 폭정으로부터 시민들을 해방시킨 것일까? 통신 수단이 다양해지고 원시정보가 왜곡되는 상황에서 선전이 제대로 전파될 수 있을까? 페이스북(Facebook)과 트위터(Twitter)의 시대에 모든 사람은 선전가일까? 21세기에 국가가 실시하는 선전의 역할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민주주의가 가상공간으로 옮겨가서 인터넷이 민주주의에 기여하게 될까?”

저자는 선전이 윤리적으로 중립적이어서 선일 수도 있고 악일 수도 있다고 하면서 시민들이 더 많이 알아야 하고 정보화 시대의 본질과 흐름에 대한 깊은 이해로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선전을 어떻게 정의하든, 우리가 선전을 어느 정도로 필요로 하든, 우리는 선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정치와 선전과 여론 간의 관계는 복잡하고 논란의 소지가 많다. 그 관계는 새로운 기술과 전쟁의 다양한 유형에 따라 변해 왔다. 하지만 언제나 선전은 그 힘과 설득력으로 대중의 마음과 정신을 사로잡는 것이 목표다. 과거에 늘 그러했고, 오늘날에도 역시 그러하다.”


■ 주요 서평

저자는 방대한 양의 삽화를 곁들이며,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흑색선전과 회색선전과 백색선전의 실체, 선전과 검열의 관계, 선전이 선 또는 악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활용된 방식, 그리고 현대 선전의 주요 개척자들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 수잔 숄티(북한자유연합 대표 겸 디펜스포럼재단 대표)

저자는 대중의 마음과 정신을 사로잡는 것이 최종 목표인 프로파간다의 역할이 정보화 시대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결론 내린다. 프로파간다의 방법은 시대를 거치며 변화해 왔지만 그 목적은 항상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었으며, 그 영향은 좋을 것일 수도 나쁜 것일 수도 있다. - 런던대학교 역사연구소

이 책은 지도자나 매체들이 여론을 형성하는 방법에 대해 풍부한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프로파간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런던경제대학 북리뷰》

■ 지은이 데이비드 웰치(David Welch)
영국 런던경제대학(LSE)에서 공부하며 저명한 역사학자 제임스 졸(James Joll)의 가르침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런던경제대학, 웨스트민스터 대학교 등지에서 학술 활동을 하다가 1992년부터 켄트 대학교 현대사 교수로 일해 왔다. 1995년에는 켄트 대학교에 전쟁・선전・사회연구소를 직접 설립하고 줄곧 소장으로 활동해 왔다. 『독일: 1914~18년의 선전과 전면전(Germany: Propaganda and Total War 1914~18)』(2000), 『히틀러: 독재자의 프로파일(Hitler: Profile of a Dictator)』(2001), 『1933~45년의 프로파간다와 독일 영화(Propaganda and the German Cinema, 1933~1945)』(2001), 『제3제국: 정치와 선전(The Third Reich: Politics and Propaganda)』(2002), 『전쟁 정당화: 선전, 정치 그리고 현대(Justifying War: Propaganda, Politics and the Modern Age)』(2012, 공저)를 비롯해 프로파간다에 관한 많은 책을 펴냈다. 현재 영국 켄트 대학교 역사학 명예교수이며, 20세기 정치 선전에 정통한 역사학자이다. 최근에는 홀로코스트에 관한 원고를 집필해 왔으며, 대형 출판사 루틀리지(Routledge)에서 펴내는 역사물 Sources in History 시리즈의 편집주간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옮긴이 이종현
1958년에 태어났으며, 한양대학교 영문학과와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듀크 대학교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냈고 MBC 교양국 부국장, MBC나눔 대표, 국제에미상(International Emmy Award) 최종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 차례

추천사

1장 _ 심하게 왜곡되고 오인된 말: 선전의 간략한 역사
2장 _ 하나의 국민, 하나의 국가, 하나의 지도자: 국민의식과 지도자에 대한 선전
3장 _ 국가가 당신을 필요로 한다: 전쟁에서의 선전
4장 _ 입을 가리고 기침하세요: 공공 정보로서의 선전
5장 _ 너의 적을 알라: 부정적 선전
6장 _ 지금 우리는 모두 미국인인가?: 21세기의 선전

선전에 관한 정의 100년
옮긴이의 말
Picture credits
참고문헌

2018.09.15 12:21

역사 사용설명서
인간은 역사를 어떻게 이용하고 악용하는가

마거릿 맥밀런 지음 | 권민 옮김

288쪽 | 값 15,000원 | 변형판(142×210) | 역사
ISBN  979-11-955265-5-0 | 2017년 4월 1일 2판 1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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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출판문화협회 선정 “올해의 청소년 도서”(2010)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역사 부문 베스트셀러(2009~2011)
*네이버 선정 "오늘의 책"(2014)
*2013년에 절판됐다가 독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재출간된 필독 역사 교양서!
*2판 1쇄 한정 「평화의 소녀상」 우편엽서 제공!


옥스퍼드 대학교 세인트앤터니스 대학 학장(2007~)이면서
세계적인 역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마거릿 맥밀런 교수의 히스토리 매뉴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뉴욕 타임스》가 “탁월한 이야기꾼”이라고 극찬한 옥스퍼드 대학교의 저명한 역사학자 마거릿 맥밀런 교수는 『역사 사용설명서』에서 역사가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방식을 탐색한다. 역사의 가치와 위험성은 물론이고, 역사가 어떻게 이용되고 악용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로베스피에르, 아돌프 히틀러, 윈스턴 처칠, 마오쩌둥, 카를 마르크스, 헨리 키신저, 빌 클린턴, 토니 블레어, 조지 W. 부시를 비롯해 위대하거나 악명 높은 인물과 사건을 생생하게 그려내면서 역사를 신중하게 다루는 일이 왜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한국어판에만 실린 캐나다 국영 방송 C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저자는 조지 W. 부시가 역사를 오용하고 악용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참다못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부시 대통령은 스스로를 필요에 따라 해리 트루먼 대통령에 견주며 자신의 업적을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고 거들먹거렸다. 또 임기 말에는『평화를 위한 야만적인 전쟁』 같은 역사서를 읽고 엉뚱한 해석을 내놓아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비록 집필 동기는 부시 대통령 때문이었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20세기와 21세기를 중심으로 전 세계의 주요 집단, 정치인, 국가가 역사를 어떻게 이용하고 악용했는지 되돌아보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발칸 반도와 중동의 갈등, 민족의 성립과 대립, 종교 및 이데올로기의 충돌, 냉전 체제, 소련 붕괴 이후의 세계 변화, 강대국의 폭력, 독재자의 지배, 개인 및 집단의 정체성 찾기 등에서 역사가 좋게 또는 나쁘게 사용된 많은 흥미로운 예들을 보여준다. 광범위한 역사적 사실과 공정한 논평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역사 사용법에 관한 핵심 매뉴얼이라 할 수 있다.

격변하는 성장과 풍요의 시대에 우리는 왜 지나간 과거에 열광하는가

저자는 「1장」에서 요즘 역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과거의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새로운 박물관들이 해마다 문을 열고” 있고 “오로지 역사만 다루는 텔레비전 채널들도 있다.” 또 “역사 영화들은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아울러 대중 역사물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아 출판사들은 돈벌이가 되는 분야를 잘 알고 있다.”(14쪽) 그리고 “오늘날 많은 국가들은 과거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 주무 부처를 두고”(15쪽) 있고, “일찍이 상업적인 지방 정부와 기업들이 간파했듯이, 과거는 관광 사업에도 매우 유용하다.”(16쪽)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점과 텔레비전과 영화관에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끊임없이 주가를 올리고 있다. 스타 강사 설민석의 역사 설명서들과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비롯한 역사책들이 장기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가 하면, 「사임당」, 『역적』 같은 사극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위안부와 관련된 영화 작품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기도 하다. 또 각 지방 자치단체마다 앞다투어 역사를 기념하고 상품화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거에 나서는 정치인들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역사로 후광을 만들어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말을 한다. “과거보다 미래를 지향해온 북아메리카에서 역사는 인기가 높다.” 왜 그럴까? 저자는 본문의 다양한 설명과 더불어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답한다. “역사는 재미있을 수 있고 거기에는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조상을 알고 싶어합니다.…… 나는 이것이 우리의 출신에 대한 관심이라고도 생각하지만, 과거의 모든 것이 더 단순해 보이기 때문에 인기를 끈다고도 생각합니다. 세계는 냉전 종식 이후에 정말 복잡해졌습니다.” 저자는 소련 붕괴 이후 긴장이 완화되면서 정보가 공개되어 활발한 재해석이 일어나고 세계가 복잡해져 사람들이 단순성을 추구하게 된 것이 역사 인기의 큰 요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역사는 인기 품목이다. 하지만 역사의 인기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대개 전문 역사가가 아니다. 저자는 아마추어들에게 자리를 내주거나 역사 악용에 동조한 전문 역사가들을 비판하면서 나쁜 역사가 판친 많은 사례를 들려준다.
 
이 책은 역사를 배우는 학생과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는 물론이고 역사를 이용해 사회를 이끌어가는 정치인, 종교인, 군인,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들이 꼭 읽어 봐야 할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 해외 서평

《뉴욕 타임스》(데이비드 M. 케네디: 스탠퍼드 대학교 역사학 교수, 퓰리처상 수상자)
이 책은 세계를 이해하는 수단인 역사가 너무나 자주 왜곡되고, 정치화되고, 악용되어 온 무수한 방식에 대해 신랄하면서도 도발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독일은 끊임없이 나치주의와 홀로코스트라는 부끄러운 과거에 시달려온 반면, 일본은 정반대다. 일본은 끊임없이 불쾌해하는 주변국들에 맞서 자신들의 침략 행위를 거의 입도 벙긋하지 않는다.

《보스턴 글로브》(마이클 케먼: 코넬 대학교 역사학 교수, 퓰리처상 수상자)
좋게 또는 나쁘게 고친 역사에서 배우는 우리 시대의 교훈. 이 책은 후회스러운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거를 곡해하거나 악용하는 결정권자들에게 더 중요하다. 이라크 침공을 결정한 조지 W. 부시와 토니 블레어는 맥밀런 교수로부터 맹렬한 포화를 받는다. 독자들은 현대사에 정통한 그녀의 학식과 우리 시대에 주는 메시지에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조너선 야들리: 서평 전문 원로 기자, 퓰리처상 수상자)
이 책은 우리가 역사를 이용하고 악용하는 방식에 대한 도발적인 진단을 하고 있다. 맥밀런 교수는 학계에서 역사를 어떻게 가르치고 기록해야 하는가보다 공적 영역에서 정치인과 언론인 그리고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들이 역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에 더 역점을 두고 있다. 역사를 가급적 공명정대하고 정직하게 논의하는 데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다. 그런 다음에는 물론 이곳 워싱턴에서도 널리 읽혀야 한다. 워싱턴은 태평성대일 때조차 ‘적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그 적을 제거하기 위해’ 역사를 너무나 뻔질나게 무기로 사용해온 곳이다. 또한 정책과 이득을 팔아먹기 위해 일상적으로 역사를 왜곡해온 곳이기도 하다.

《살롱》
우리는 입맛에 맞는 역사를 더 잘 믿는다. 이 책은 역사가 소기의 목적을 위해 뒤틀리고 조작되고 왜곡된 다양한 방식을 열거한다. 맥밀런 교수에 따르면, 올바르게 연구된 정치사와 경제사는 오늘날의 지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또 선동정치가들이 과거를 왜곡해 자신들을 정당화하려고 할 때 대중에게 그들에 대한 회의적 불신을 일깨워줄 수도 있다. 그릇된 역사에서는 그릇된 유사 사례를 이끌어내기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올바른 역사에서도 그릇된 유추를 할 수 있음을 수많은 예를 통해 명확하게 보여준다.

《가디언》
발칸 반도에서 티베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에 공통된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기네 목적을 위해 과거를 왜곡하는 경향이다. 이 책은 역사 서술이 야기할 수 있는 결과, 즉‘역사의 이용과 악용’에 관해 간결하면서도 신선한 파노라마식 조망을 하고 있다.

《텔레그래프》
맞든 틀리든 상관없이 계몽 수단이 아닌 오락의 형태로 역사를 점점 더 많이 탐식하는 사회에 사는 우리 모두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은 역사가 무엇인지, 역사가 나쁜 권력으로 변질되면 어떤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 바르게 사용되면 어떤 혜안을 줄 수 있는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역사에 관심 없는 사람도 이 얇지만 훌륭한 책에 담긴 교훈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

《선데이 타임스》
이 책은 시종일관 우리 모두가 역사에 대해 너무나 경박해졌음을 알리고 있다. 최근 격동의 20년을 보내면서 과거로의 회귀에 불꽃이 붙었다. 하지만 맥밀런 교수는 우리가 그 과정에서 데면데면해졌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우리가 왜 과거를 다루는 방식에 주의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역사의 이용과 악용에 관한 너무나 재미있는 입문서이다.

《스펙테이터》
길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고 훌륭한 책이다. 우리는 역사를 왜 연구하는가? 우리는 역사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는가? 역사는 도덕적이거나 비도덕적인 목적에 사용될 수 있는가? 역사는 위험한가? 맥밀런 교수는 이 모든 질문에 답한다.

《옥소니언 리뷰》(옥스퍼드 대학교 주간 서평 웹진)
맥밀런 교수의 말처럼, 역사 서술의 위력은 사악한 목적에 악용되기 십상이다. 이라크 역사에 대한 조지 W. 부시의 명백한 무지 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된 맥밀런 교수는 미국의 어리석음에 대한 공격을 넘어 역사 악용에 대한 국제적 맹공을 펼친다. 그녀는 역사 심판대 앞에서 전 세계의 정치 지도자, 미디어 엘리트를 비판한다. 아울러 그릇된 역사적 설명을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는 대중도 비판한다. 일본, 중국, 미국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최근의 논쟁에서처럼, 그녀는 많은 국가들이 과거에 대한 비판적 평가보다 선량한 백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빈약한 민족주의적 역사를 선호한다고 주장한다.

《토론토 스타》
이 격동의 시대에 역사학자인 저자가 우리에게 자신의 이득을 위해 과거를 왜곡하려는 자들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또한 역사가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선택되고 왜곡되고 조작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비버》(캐나다 역사 전문 격월간지)
저명한 역사가인 마거릿 맥밀런은 역사를 이용하고 악용한 정치인들을 비난한다. 이 책은 정치 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된 유명한 역사적 ‘사실’들을 폭로한다.

《글로브 앤드 메일》
식견이 뛰어나고 인간미 넘치는 책이다. 명료하고 재미있게 논의를 이끌어간다.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흥미롭게 빨리 읽을 수 있다. 편견이 없는 훌륭한 책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셀러 작가인 맥밀런 교수는 독자들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이 책은 올바른 과거 인식의 중요성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다.

《커커스 리뷰》
맥밀런 교수는 역사의 미묘한 뉘앙스와 그것의 왜곡과 조작을 탐색한다. 최고의 역사 교육은 역사를 정직하게 다루는 것임을 광범위하고 흥미진진하게 입증하고 있다.

《라이브러리 저널》
역사가 어떻게 조작되어 우리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살펴본다.

《북리스트》

맥밀런 교수는 역사를 연구하고 사용하는 것을 양날칼에 비유한다. 이 깊이 있고 논쟁적인 작품은 역사가와 일반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유익할 것이다.

■ 지은이 마거릿 맥밀런(Margaret MacMillan)
1943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 토론토에서 태어났으며, 영국 총리를 지낸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1863~1945)의 외증손녀이다. 토론토 대학교 트리니티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1974년 옥스퍼드 대학교 세인트앤터니스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대영제국과 현대 국제 관계에 정통한 세계적인 역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1975년부터 2002년까지 토론토에 있는 라이어슨 대학교에서 역사학 교수로 재직했고,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캐나다 국제문제연구소가 발행하는 《인터내셔널 저널》을 편집했으며, 캐나다 헤리티지 재단, 히스토리카, ‘의회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처칠 협회’ 등의 이사로도 활동했다. 킹스 칼리지 대학교, 왕립육군대학, 라이어슨 대학교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왕립문예협회의 회원이다. 2002년부터 2007년 6월까지 토론토 대학교 트리니티 대학의 학장을 역임했고, 2007년 7월부터는 옥스퍼드 대학교 세인트앤터니스 대학의 학장으로 활동해왔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주요 저서로 『라지의 여인들(Women of the Raj)』(1988), 『평화 조약자들(Peacemakers)』(2001, 영국; 2002, 북미판 제목 “Paris 1919”), 『중국에 간 닉슨(Nixon in China)』(2006) 등이 있다. 특히 대표작이자 베스트셀러인 『평화 조약자들』은 더프 쿠퍼 상, 새뮤얼 존슨 상, 헤슬틸트먼 상, 아서 로스 도서상 은메달, 캐나다 총독상 등을 수상했고, 《뉴욕 타임스》 편집자가 뽑은 “2002년 최고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 옮긴이 권민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번역서로 『황금 비율의 진실』, 『불량 제약회사』, 『전쟁은 사기다』등이 있다.

■ 차례

머리말

1장 역사에 열광하는 시대
2장 위안을 위한 역사
3장 누가 과거를 소유하는가?
4장 역사와 정체성  
5장 민족주의와 역사  
6장 역사의 이용과 악용
7장 역사 전쟁  
8장 길잡이로서의 역사

맺음말
감사의 말
저자 인터뷰
옮긴이의 말
추천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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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5 12:21

작가살이

애니 딜러드 지음 | 이미선 옮김

206쪽 | 값 13,000원 | 46변형판 | 문학(수필/창작)
ISBN  979-11-955265-9-8 | 출간일 2018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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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
글 쓰는 삶의 고통과 기쁨, 그리고 글쓰기의 지혜

읽는 즐거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하고 글쓰기에 영감을 주는 작품이다. 딜러드는 쉽게 간과되는 것, 흔하디흔한 것,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을 아름다운 것, 소중한 것, 의미심장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 가히 최고이다. 그녀는 대상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와 내력과 사실과 단편적인 일들을 알고 있으며 그것들을 면밀히 탐색해서 어김없이 의미를 찾아낸다.
《뉴욕 타임스》

작가가 아닌 이들은 글 쓰는 삶의 고통과 기쁨을 엿볼 수 있고, 작가들은 자극을 주는 뛰어난 동료와 푸근하고 여유 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시카고 트리뷴》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자가 이 짧은 에세이 모음집에서 무엇이 자신의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는지 깊이 탐색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왜, 어디서, 어떻게 글을 쓰는지 맑은 시선과 재치 넘치는 위트로 들려주고 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딜러드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산문을 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글쓰기 못지않게 자기 삶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녀는 창조하기 위해 견뎌야 하는 현실, 즉 지독한 고독에 내성을 갖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이 책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가 글쓰기와 작가에 관해 쓴 에세이집이다. 여기저기 곳곳에 아름다운 문장이 빛나고 있고 충실한 조언도 담겨 있다. 펜과 잉크의 세계 속에 사는 고뇌와 기쁨를 들려주고 있다.
《커커스 리뷰》

글쓰기의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의 작업 모습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얇고 훌륭한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자신의 다른 작품들에서처럼 열정과 지성을 함께 보여준다.
《보스턴 글로브》

이 책에는 진주가 사방에 흩어져 있다. 독자마다 서로 다른 영롱한 진주에 매혹될 것이다. 이 책은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우아하고 간결하게 작가의 삶을 조명한다. 저자는 글 쓰는 이들에게 기운을 북돋우는 조언을 들려준다.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

삶의 지혜를 모은 『도덕경』처럼 간략하면서도 강력하다. 그래서 독자는 베껴 쓰고 녹음하고 냉장고에 자석으로 붙여두고 싶을 것이다. 저자의 말들은 용기를 심어주고, 도전하는 삶의 가치를 보여준다.
《USA 투데이》

얇은 책이지만 폭발하는 폭탄처럼 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비유가 가득한 글에 톡톡 튀는 에피소드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디트로이트 뉴스》

중앙일보(김환영 기자): [책 속으로] 아인슈타인의 일갈 “간결하게 설명하라”

영남일보[그 책 이 구절] ‘작가 살이’ 中



영어교류협회(ESU) “앰배서더 북 어워드” 수상작!
《뉴욕 타임스》 선정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
30년간 글쓰기 분야의 베스트셀러!


스마트폰을 비롯한 미디어가 발달하고 언론출판의 자유가 강화되면서 누구나 마음대로 글을 쓰고 공유하고, 심지어 책까지 펴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글쓰기는 모두에게 힘든 일이다. 특히 작가들에게는 기쁨과 성취감의 원천이면서 동시에 창살 없는 감옥과도 같다. 그렇다면 평생 글만 쓰며 사는 위대한 작가는 글과 더불어 어떤 삶을 살아갈까? 글이란 그에게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마음에 드는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며, 글을 쓰기 위해 삶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통제해야 할까?

작가들이 자신의 내밀한 글 쓰는 삶과 작업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은 흔치 않은데, 퓰리처상(1975) 수상 작가이자 국가인문학훈장(2015) 수훈자인 애니 딜러드(Annie Dillard)의 『작가살이(The Writing Life)』는 지난 30년간 수많은 작가 지망생과 현업 작가들에게 훌륭한 지침서이자 위로와 공감과 격려의 메시지로 사랑받아 왔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문학성도 인정받아 영어교류협회(ESU)에서 뛰어난 문예 작품에 주는 ‘앰배서더 북 어워드(Ambassador Book Award)’도 수상했다. 저자는 위대한 문인과 예술가의 흥미로운 사례를 들어가며 자신의 글 쓰는 삶을 통해 체득한 창조적 글쓰기의 지혜를 들려주기도 한다.

글쓰기의 출발점은 작가!

지난 10여 년간 사회적으로 글쓰기 바람이 불면서 글쓰기에 관한 책이 수백 종이나 출간되었으며, 그중 상당수는 글쓰기와 관련된 기술과 요령을 알려주는 실용서(how-to)이다. 그런데 그런 책들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막상 자기 글을 쓰려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던 애초의 느낌이 거의 해소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글쓰기의 주체인 ‘글 쓰는 이’, 즉 ‘작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대상이나 기법은 어느 정도 공식화하여 모두가 공유할 수 있지만 ‘글 쓰는 이’는 각자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생각을 하므로 그것에 관한 객관적 지식이나 깨달음은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간혹 작가들이 자신의 글 쓰는 삶을 소개하더라도 독자를 의식해 여과하거나 포장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글 쓰는 이’에 관한 책이 드문 이유이자 이 책 『작가살이』가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많이 읽혀온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5장 어떻게 나만의 글을 써낼 수 있을까?」에서 이렇게 말한다.

“글 쓰는 이가 관심을 쏟는 그런 특이한 생각에 대해 알려주는 글은 왜 없을까? 글 쓰는 이가 다른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무엇에 매료되는 것에 대해 알려주는 글은 왜 찾아볼 수 없을까? 그것은 글 쓰는 이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작가로서의 삶을 여과 없이 솔직하게 들려준다. 그 속에는 저자만의 글 쓰는 환경과 생활 방식, 대상(사물, 타인, 심지어 자신)과 나누는 교감, 의식의 흐름과 통찰력, 작가로서의 고통과 기쁨 그리고 열정과 깨달음 등이 모두 들어 있다. 짧은 글의 연속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마치 고전이나 시를 읽듯이 천천히 읽으며 되새길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예술가를 비롯해 창조적인 일을 하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이 책을 탐독해 왔다.

글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쓰여지는가?

저자는 먼저 「1장 글은 어떻게 쓰여지는가?」에서 글쓰기 전반에 관한 중요한 조언을 들려준다. 글쓰기란 무엇이고, 거기에 어떤 어려움이 따르고, 글 쓰는 이가 빠지기 쉬운 그릇된 속성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준다. 특히 저자는 글 쓰는 이가 글의 시작 부분이나 공들여 쓴 부분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잘 떨쳐내지 못하는 현상을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재미있게 지적한다. 그리고 ‘글쓰기의 자유’ 이면에 숨겨진 잔인한 진실도 말한다.

“이런 자유의 이면에는 글 쓰는 이의 작품이 너무 무의미하고 그 자신만을 위한 것이며 세상에 전혀 가치 없는 것이어서, 그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그가 글을 잘 썼는지, 아니면 그가 글을 썼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 있다.”

또 저자는 글 쓰는 속도에 너무 구애받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유명 작가들의 흥미로운 글쓰기 속도를 소개한다. 독일 소설가 토마스 만은 하루에 한 쪽씩 글을 썼다. 그래서 그는 상당한 분량의 책을 일 년에 한 권씩 써냈다. 프랑스 소설가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날마다 끔찍한 스트레스를 느끼며 꾸준히 글을 썼는데, 25년간 5년 내지 7년마다 대작을 한 권씩 썼다. 미국 소설가 윌리엄 포크너는 소설 한 권을 6주 만에 썼다. 그는 하루 20시간씩 육체노동을 하면서 여가 시간에 소설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나는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왜, 어떻게 쓰는가?

「2장 나는 어디에서 글을 쓰는가?」부터 「7장 글의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까지에서 저자는 자신의 글 쓰는 삶을 사실적이면서도 은유적으로 들려준다. 소나무 헛간에서 글을 쓰는 저자는 “책을 읽으려면 관 정도의 공간이면 충분하다.”고 하면서 “멋진 작업장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3장 누가 내게 글 쓰는 법을 가르쳐주는가?」에서는 땔감으로 쓸 장작을 패면서 글쓰기의 중요한 원리를 깨닫기도 한다.

서툴고 생경한 동작으로 장작을 처음 팰 때는 사람들이 구경을 오지만 나중에 익숙해지고 나면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또 장작을 패는 사람도 처음에는 힘들게 장작을 패서 그리고 그 장작으로 불을 피워 두 번 따뜻하지만, 나중에 익숙해지고 나면 장작을 패더라도 따뜻해지지 않고 그 장작으로 불을 피워도 온기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즉 글쓰기란 늘 새로워야 하고, 그 새로움을 위해 열정적이어야 하며, 익숙해지고 나면 아무 의미가 없어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다. 저자는 장작을 패면서 또 다른 원리도 깨닫는다. 장작을 팰 때 눈에서 가까운 나무 토막 윗부분을 공략하기보다 나무 토막 아래의 받침대를 겨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글을 쓸 때 글자나 작은 의미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자신이 끈기 있게 메워나가는 지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의 글은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고 상상하고 깨닫게 만든다. 이것은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5장 어떻게 나만의 글을 써낼 수 있을까?」에서 저자는 글 쓰는 이의 자기 영역 인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작가는 자신이 읽을 책을 주의해서 선택한다. 결국은 그것이 그가 쓸 내용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배울 것을 조심해서 선택한다. 결국은 그것이 자신이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곧 이런 열정적인 요구를 한다. “매번 즉시 그것을 모두 써 버리고, 뿜어내고, 이용하고, 없애 버리라. 책의 나중 부분이나 다른 책을 위해 좋아 보이는 것을 남겨두지 말라. 나중에 더 좋은 곳을 위해 뭔가를 남겨두려는 충동은 그것을 지금 다 써먹으라는 신호이다. 나중에는 더 많은 것이, 더 좋은 것이 나타날 것이다. 아낌없이 공짜로 푹푹 나눠주지 않으면 결국 본인에게도 손해이다. 나중에 금고를 열어보면 재만 남아 있을 것이다.”

「6장 나의 글쓰기는 어떻게 흘러가는가?」와 「7장 글의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에서는 각각 자신이 만난 화가와 비행기 조종사 이야기를 통해 창조성이 탄생하고 발현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7장」에서 저자는 불운한 곡예비행사 데이브 람이 하늘에 멋진 선(線)들을 그려낸 광경에서 얻은 영감을 이렇게 표현한다.

“비행할 때 람은 예술의 한가운데에 앉아서 자신을 예술 속에 묶었다. 그는 회전하며 예술을 사방에 펼쳐 냈다. 그 자신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촬영해 놓은 것이 아니라면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베토벤이 자신의 마지막 교향곡을 들을 수 없었던 것과 같았다. 그러나 그 이유는 그가 청력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자신이 쓴 종이 속으로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람 역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분명히 느꼈을 것이다. 상상과 금속의 융합, 동작과 생각의 융합이 일어나고 있음을.”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기존의 글쓰기 가이드북에서 접하지 못한 이런 놀라운 통찰을 접할 수 있다. 그러면 많은 자극과 영감을 받을 뿐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는 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 책은 2008년 12월 양장본으로 출간된 『창조적 글쓰기』(절판)의 개정증보판으로, 제목이 원제에 가깝게 바뀌었고, 본문이 추가되고 수정되었으며, 장 구성에도 변화가 있다.


■ 지은이 애니 딜러드(Annie Dillard)
194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출생했다. 버지니아 주 홀린스 대학에서 문학과 창작을 공부했으며, 1964년 시인이자 실험적 소설가이자 자신의 글쓰기 스승인 리처드 딜러드(Richard Henry Wilde Dillard)와 결혼했다. 당시 리처드 딜러드는 홀린스 대학에서 인기 있었던 창작 강의 프로그램의 책임자였다. 그녀는 자신이 글쓰기에 대해 아는 것은 모두 그에게 배웠다고 말한다. 1968년 같은 대학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 관한 논문으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 폐렴을 앓은 후에 보다 충만한 삶을 살고자 버지니아 주 팅커 크릭 지역의 자연 속에 살면서 쓴 『팅커 크릭 순례(Pilgrim at Tinker Creek)』(1974, 한국어판 제목 “자연의 지혜”)로 퓰리처상을 수상(1975)하면서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후 소설가, 시인, 수필가, 문학비평가로 활발히 활동하며 많은 상과 찬사를 받아 왔다. 퓰리처상을 받고 나서 언론의 주목을 피해 워싱턴 주에 위치한 섬으로 멀리 이사했는데, 거기서 작가이자 인류학자인 게리 클레비던스(Gary Clevidence)와 만나 1976년 두 번째 결혼을 했다. 워싱턴 주 웨스턴워싱턴 대학교에서 강사(1975~79)를 지냈으며, 1979년 코네티컷 주로 이사해 1980년부터 21년간 웨슬리언 대학교 교수로 있다가 2002년 퇴임했다. 보스턴 대학(1986), 하트퍼드 대학교(1993), 코네티컷 대학(1993)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역사학자이자 소로(1986)와 에머슨(1995)의 전기 작가로 유명한 로버트 리처드슨(Robert D. Richardson)과 세 번째 결혼을 했다. 다른 주요 작품으로 『돌에게 말하는 법 가르치기(Teaching a Stone to Talk)』(1982), 『메이트리 사람들(The Maytrees)』(2007) 등이 있다. 1998년 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로부터 문학아카데미상을 수상했고, 2015년 인간의 삶과 자연을 시와 산문으로 깊이 성찰해낸 공로를 인정받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인문학훈장(National Humanities Medal)을 수훈했다. 

■ 옮긴이 이미선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연을 쫓는 아이』, 『프랭크 바움』, 『대통령을 키운 어머니들』, 『우정의 요소』, 『도둑맞은 인생』, 『프랑켄슈타인』, 『빌헬름 라이히』, 『욕망 이론: 자크 라캉』(공역), 『자크 라캉』, 『무의식』 등이 있다. 저서로는 『라캉의 욕망 이론과 셰익스피어 텍스트 읽기』가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 차례

1장.  글은 어떻게 쓰여지는가?
2장.  나는 어디에서 글을 쓰는가?
3장.  누가 내게 글 쓰는 법을 가르쳐주는가?
4장.  글 쓰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5장.  어떻게 나만의 글을 써낼 수 있을까?
6장.  나의 글쓰기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7장.  글의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

옮긴이의 말
주요 서평
저자에 대하여
번역자에 대하여

2018.09.15 12:21

소중한 삶은 없다
방황하는 영혼들을 치유하는 끝없는 사랑과 연민의 힘


그레고리 보일 지음 | 이미선 옮김
336쪽 | 15,000원 | 신국변형(145*215) | 무선
ISBN 979-11-955265-4-3 | 2016년 12월 24일 펴냄

교보문고 | 예스24 | 인터파크 | 알라딘 | 반디앤루니스 | 영풍문고


30년 동안 수천 명의 조직폭력배들을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
세계 갱들의 수도 LA에서 “갱들의 간디”라고 불리는
그레고리 보일 신부가 들려주는 위로와 회복 그리고 깨달음의 이야기들

 

펜 센터 유에스에이(PEN Center USA) 문학상 수상
시바 북 어워드(SCIBA Book Award) 수상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선정한 최고의 도서
영어판 원서에 없는 생생한 컬러 화보 30컷 특별 수록
아마존닷컴,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베스트셀러
감동과 깨달음의 찬사가 쏟아진 아마존닷컴 독자 서평 1,000여 개★★★★★


산타클로스를 닮은 여린 신부님이 혼자서 어떻게
총질하는 문신투성이 조직폭력배 수천 명을 새로운 삶으로 이끌었을까?
수많은 소년원과 교도소가 이루어내지 못한 갱생과 자활의 기적!  
 

 

어느 나라에나 많은 조직폭력배들이 있고, 국가는 그들을 엄격한 법으로 다스리지만 범죄율이나 범죄 재발률 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86,000명의 조직폭력배를 거느린 1,100개의 갱단이 활개 치고 있어 세계 갱들의 수도라고 불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30년 동안 수천 명의 조직폭력배들을 올바른 삶으로 이끌어낸 인물이 있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가톨릭 예수회 신부인 그레고리 보일(Gregory Joseph Boyle)이다. 그는 ‘캘리포니아 평화상’(2000), ‘올해의 인도주의자상’(2007), ‘시민명예훈장’(2008)을 포함한 많은 상과 명예 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 명예의 전당’(2011)에 헌액됐으며, 2013년에는 백악관이 선정하는 “챔피언스 오브 체인지(Champions of Change, 변화 선도자)”에 올랐다. 근래 10여 년 동안은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되어 왔다.


보일 신부는 1986년부터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가난하고 갱들의 활동이 가장 극심한 보일하이츠 지역에서 ‘갱 갱생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처음에는 대안학교를 세워 교육을 시키고 일자리 소개 조직을 운영해 직업을 찾아주다가, 나중에는 제과점과 카페를 운영하며 직접 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1년에는 ‘홈보이 인더스트리’라는 비영리 독립 법인을 설립해 레스토랑, 인쇄, 건물 유지보수, 조경 분야까지 본격적으로 일자리 확충에 나섰으며, 체계적인 직업 교육을 통해 외부 기업이나 기관으로 취업의 문도 넓혀 갔다. 아울러 ‘감옥 대신 일자리(Jobs Not Jails)’ 캠페인도 활발히 벌여 왔다.


그래서 현재는 매달 200~300명의 조직폭력배를 갱생과 자활로 이끌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가장 규모가 큰 ‘갱 갱생 사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많은 나라들에서 ‘홈보이 인더스트리’를 벤치마킹하고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방문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요청도 쇄도하고 있지만, 보일 신부는 무분별한 요청을 모두 거부하고 각 지역과 상황에 맞는 방식을 개발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래서 2014년에는 글로벌 홈보이 네트워크(Global Homeboy Network, GHN)를 설립해 다른 지역들에서의 그러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보일 신부는 어떻게 조직폭력배를 새 삶으로 인도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강한 완력도, 법적인 구속도, 교묘한 속임수도, 그럴듯한 구슬리기도, 종교적 회유도 아니었다. 보일 신부는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연민을 통한 유대감 형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다시 말해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헌신했다. 대부분 불우한 가정 환경, 열악한 사회 환경에서 자라 결국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려난 이들을 다시 공동체의 따뜻한 울타리 안으로 데려오기 위해 어떠한 어려움과 두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을 쏟았던 것이다. 심지어 칼과 총의 위협을 감수하며 조직폭력배들 간의 싸움을 말렸고, 30년 동안 167번이나 갱들의 장례 미사를 거행했으며, 2003년에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혈액암 진단을 받고서도 일을 멈추지 않았다.


신간 『덜 소중한 삶은 없다(Tattoos on the Heart)』(2010)는 보일 신부가 약 25년간 갱들과 함께해 온 다사다난했던 삶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솔직하게 그려낸 에세이다. 아마존닷컴, 《뉴욕 타임스》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로 꾸준히 사랑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논픽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저자의 인세 및 강연 수익은 모두 ‘홈보이 인더스트리’에 기부되었다.


보일 신부의 모습과 목소리는 유튜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널리 알려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연을 다녔고, 책도 그런 차원에서 출간하게 됐다. 보일 신부의 ‘갱 갱생 사업’이 LA를 넘어 미국 전역의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된 뉴스 프로그램 「60분(60 Minutes)」(1990)의 영상은 https://youtu.be/Y_Y5PzmJ86Y에서 볼 수 있다. 이 영상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책에도 실려 있으며(43~44쪽, 149~150쪽), 저자의 젊은 시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드(TED) 강의에 출연했던(2012) 영상은 https://youtu.be/ipR0kWt1Fkc에서 볼 수 있다. 이 외의 수많은 영상과 관련 기사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홈보이 인더스트리’ 홈페이지 www.homeboyindustries.org에서도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때로는 배를 잡을 정도로 재미있게, 때로는 눈물을 뚝뚝 흘릴 만큼 슬프게,
그리고 때로는 상념에 잠길 정도로 감동적이고 깊이 있게
조직폭력배들과의 일상을 유려한 문장으로 그려내다!


보일 신부는 여러 대학에서 영어와 철학과 신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말과 글을 세련되게 사용할 줄 알고, 모든 일과 사람을 깊고 넓게 헤아릴 줄 알며, 신을 위한 믿음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믿음을 구현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지식과 지혜 그리고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을 아주 섬세하게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 이미선은 「옮긴이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레고리 보일 신부님은 조직폭력배들, 달리 표현하면, 전과자들이 폭력과 구금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합법적인 일자리를 구해 주는 여러 가지 자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신부님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신부님이 전해주는 에피소드들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감동적인 에피소드, 두 번째는 슬프고 안타까운 에피소드, 그리고 세 번째는 웃기는 에피소드다. 물론 두 번째와 세 번째 에피소드들도 모두 감동적이다. 그러나 내가 첫 번째 범주로 분류하는 에피소드들에서는 적어도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지는 않는다.……


에피소드를 통해 보일 신부님이 일관되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랑’과 ‘연민’과 ‘유대감’이다. 보일 신부님이 전과자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면서 마주친 가장 큰 벽은 전과자들이 보이는 저항이 아니라 전과자들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었을 것이다. 전과자들은 자신과 다르다는 생각, 전과자들의 삶이 자신의 삶보다 덜 소중하다는 생각, 전과자들을 도와주려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는 생각. 이런 생각들은 전과자들과 자신 사이에 벽을 세우고 경계를 그음으로써 전과자들을 ‘집’ 밖의 사람들, 가장자리에 사는 사람들, 즉 주변인으로, 사회의 아웃사이더로 자리매김해 버린다. 그리고 가장자리와 주변, 경계와 ‘집’ 밖에서 희망이라는 출구 없이 절망에 갇힌 사람들은 폭력과 범죄라는 자기 파멸의 악순환에 빠져든다. 보일 신부님은 ‘갱 폭력은 희망의 치명적인 부재와 관련이 있다. 갱단에 가입한 아이 중에 희망에 가득 차 있는 아이는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315~316쪽)


아울러 이 책의 내용 중 가톨릭과 관련된 부분들은, 모태 신앙자이면서 교리와 신학에 해박하고 미국에서 신앙생활을 오랫동안 한 적이 있는 서울대학교 홍승수 명예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고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운용하는 GoodNews(http://pds.catholic.or.kr/pds/)를 주로 참고했다. 홍승수 명예교수는 「추천의 말」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의 한국을 ‘공감 부재의 사막’이라고 탄식합니다. 대한민국이 신자유주의에서 비롯한 못된 병증들의 전시장이라고 진단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공감, 그것은 ‘살 심장’을 가진 이들만이 갖는 능력일지 모릅니다. ‘돌 심장’으로 무장한, 아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들어앉은 돌멩이를 안고 살게 된 우리들 대부분에게서 ‘연민’의 능력이 사라진 지 오래인 듯합니다.


신부님, 제가 연민의 눈물을 흘려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제가 이 책을 통해 신부님의 삶을 엿보면서 여러 차례 연민의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일 신부님은 연민 그 자체인 예수님의 2천 년 전 삶을 오늘 그대로 살아 보여주심으로써 저의 ‘돌 심장’을 일부나마 ‘살 심장’으로 돌려놓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우리나라의 복지 정책이 왜 저렇게 지리멸렬인지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연민의 정이 결여된 채 투표함에 던져지는 표만 어른거리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 나라의 복지 정책을 입안하는 이들이 이 책을 꼭 읽어 주었으면 합니다. 간절히 바랍니다.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폭력 조직에 들어가게 되는 건 그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태어난 가정과 사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개인의 책임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그래서 신부님, 저는 이 책을 통해 부모로서 한 가정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를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7~9쪽)


■ 주요 서평

신부님, 제가 연민의 눈물을 흘려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제가 이 책을 통해 신부님의 삶을 엿보면서 여러 차례 연민의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일 신부님은 연민 그 자체인 예수님의 2천 년 전 삶을 오늘 그대로 살아 보여주심으로써 저의 ‘돌 심장’을 일부나마 ‘살 심장’으로 돌려놓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승수(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추천사」 중에서

 

최근 몇 년간 읽은 최고의 책 가운데 하나다. 나는 이렇게 아름다우면서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글을 쓸 수가 없다. 슬퍼서 우느라, 재미있어서 웃느라, 연신 눈물을 흘렸다. 앤 라모트(소설가)

 

인간 영혼의 가장 깊숙한 내면을 어루만져 주는 탁월한 작품이다. 케리 케네디(인권운동가)

 

읽으세요. 그리하여 삶을 변화시키세요! 리처드 로어 신부(행동명상센터 설립자 겸 운영자)

 

내가 입때까지 읽어본 가장 용기 있고, 인간적이고, 감동적이고, 희망 가득한 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갱들의 간디’인 보일 신부님의 이 책은 지칠 줄 모르는 고결한 정신과 진실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잭 콘필드(작가, 심리학자)

 

보일 신부님의 헌신은 우리 모두에게 화해하고, 나누고, 깨닫고, 사랑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충만한 삶을 살라는 가르침을 준다. 앤젤리카 휴스턴(영화배우, 사회운동가)

 

수많은 젊은 조직폭력배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데 모든 것을 헌신한 삶을 돌아보는 특별한 회고록이다. 이 책은 ‘용기 있는 한 사람이 다수를 이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마틴 신(배우, 사회운동가)

 

글 솜씨가 탁월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며 환희가 넘치는 회고록이다. 저자가 갱 관련 폭력 사건으로 사망한 젊은이들을 150명 넘게 땅에 묻어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이 지닌 경쾌함에서 저자의 대단한 문학적, 정신적 내공을 읽을 수 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믿기 어려운 놀라운 책이면서 귀담아 들어야 할 고백을 담고 있다. 맬컴 클라인(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명예교수)

 

훌륭한 문학 작품을 읽을 때처럼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이 책은 분명 현대의 도시 풍경과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고전이 될 것이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


■ 지은이 그레고리 보일(Gregory Joseph Boyle)

1954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으며, 1972년 가톨릭 예수회에 입문하여 1984년 신부 서품을 받았다. 워싱턴 주 곤자가 대학교에서 철학과 영어를 전공했고, 캘리포니아 주 로욜라메리마운트 대학교와 예수회 신학교에서 각각 영어 석사 학위와 신학 석사 학위를, 매사추세츠 주 웨스턴 신학대학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신학 연구를 마친 그는 1984년 해발 2,560미터에 위치한 볼리비아 중부의 도시 코차밤바로 가서 일 년 동안 수행하고 봉사했다. 이후 1986년부터 1992년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가난한 보일하이츠 지역에 위치한 덜로리스미션 성당에서 주임신부로 재직했다. 당시 이 성당은 수많은 갱단들이 활개 치는 두 개의 대규모 공공 빈민주택단지 사이에 있었고, 두 빈민주택단지는 수십 년 동안 갱단 세계의 수도로 유명했다. 오늘날 로스앤젤레스에는 86,000명의 조직폭력배를 거느린 1,100개의 갱단이 있고 보일하이츠는 갱들의 활동이 가장 극심한 지역이다.


저자는 갱단이 판치는 이 지역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1988년 덜로리스미션 대안학교를 세워 조직폭력배들을 교육하고, 그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한 ‘미래를 위한 일자리’ 사업을 추진했다. 1992년에 홈보이 베이커리와 홈보이 토르티예리아를 세웠고, 이후 다양한 사회 복지 사업들을 추진해 2001년에는 비영리 독립 법인인 ‘홈보이 인더스트리’를 설립했다. 현재 홈보이 인더스트리는 미국 내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갱 갱생 사업’을 펼치는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약 30년간 저자는 자발적으로 찾아온 12만 명의 갱들에게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주어 그중 수천 명을 새로운 삶으로 인도해냈다. 어린 청소년들을 다시 학교에 다니게 했고, 젊은이들에게는 직업 교육을 시켜서 일자리를 찾아주었다. 홈보이 인더스트리에서 벌인 제과, 카페, 레스토랑, 인쇄, 건물 유지보수, 조경 등 여러 사업에서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은 젊은이들은 출신 갱단에 상관없이 더불어 일하고 성취하면서 상호 적대가 아니라 상호 존중을 배웠다.


저자는 ‘캘리포니아 평화상’(2000), ‘올해의 인도주의자상’(2007), ‘시민명예훈장’(2008)을 포함한 많은 상과 명예 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 명예의 전당’(2011)에 헌액됐으며, 2013년에는 백악관이 선정하는 “챔피언스 오브 체인지(Champions of Change, 변화 선도자)”에 올랐다. 2003년에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혈액암 진단을 받았는데, 언제 악화될지 모를 병마와 싸우면서도 강한 소명 의식으로 ‘감옥 대신 일자리(Jobs Not Jails)’ 캠페인과 갱 갱생 사업을 계속해왔다. 20년 넘게 갱들과 함께한 고단하고 감동적인 삶을 엮어 2010년에 펴낸 『덜 소중한 삶은 없다(Tattoos on the Heart)』는 아마존닷컴,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많은 언론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스테디셀러로서 지금까지 약 30만 부가 판매됐다.


■ 옮긴이 이미선

경희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유니버시티에서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자크 라캉: 욕망 이론》(공역), 《자크 라캉》, 《무의식》, 《연을 쫓는 아이》, 《라캉의 정신분석학과 페미니즘 이론을 통한 아동문학작품 읽기》, 《창조적 글쓰기》, 《순수의 시대》, 《제인 에어》, 《오만과 편견》, 《여성, 거세당하다》 등이 있다. 저서로는 《라캉의 욕망 이론과 셰익스피어 텍스트 읽기》가 있다.

■ 차례

추천의 말
머리말
프롤로그

 

1장 좁지만 넓은 문
2장 수치심이라는 독
3장 끝없는 연민의 힘
4장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5장 천천히 이루는 일
6장 서로의 관할 구역 안으로
7장 기쁨이 담긴 관심
8장 실패와 죽음을 극복하는 길
9장 틈새 없는 유대감의 공동체

 

옮긴이의 말


2018.09.15 12:21


메이요 평전
세계 최고의 병원 메이요 클리닉을 일군 위대한 의사 삼부자

헬렌 클래피새틀 지음 | 강구정, 강미경 옮김
704쪽 | 25,000원 | 신국판 변형(144×214) | 무선
ISBN 978-89-964600-9-1 | 2015년 4월 20일 펴냄

교보문고 | 예스24 | 인터파크 | 알라딘 | 반디앤루니스 | 영풍문고

세계 최고의 병원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창의적인 의술과 경영으로 세계 최고의 병원을 일구고
모든 지식과 자산을 공동체와 인류에 헌납한
메이요 삼부자의 열정적이고 감동적인 삶과 정신!

영어권에서 50만 부 넘게 판매되고 18개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
75년 동안 모든 의료인과 의사 지망생의 필독서로 추천되어 온 명저!
퓰리처상 전기(傳記) 부문 최종 후보작!

메이요 클리닉을 일군 메이요 일가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평전!
메이요 가문과 메이요 재단이 인정한 유일한 공식 전기!

오늘날 의학과 의료 기술은 급속히 발달하고 있지만 의료 서비스와 환자 만족도는 그에 비례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의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으나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 산업의 특성상 ‘질’보다는 ‘양’에 치우쳐 개별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커지고 실질적인 의료 혜택은 그다지 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빈부 격차에 따른 의료 혜택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수익성이 낮은 진료 분야들의 의료 공백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한 궁극적인 피해는 일반 환자뿐만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잠재적인 환자인 의료인들에게도 돌아가고 있다. 과연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미국의 시사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는 1990년부터 해마다 미국 내 병원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그 순위를 발표해 왔는데 대개는 존스홉킨스 병원과 메이요 클리닉의 1, 2위 다툼이었다. 2014년에는 공교롭게도 설립 150주년을 맞은 메이요 클리닉이 1위를 차지했는데, 사실 메이요 클리닉은 지난 100여 년 동안 늘 미국 내 최고 수준의 병원이었다. 1910년 이전부터 미국은 물론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서 환자들이 몰려들고 의사들이 배우러 온 일류 병원이었다. 우리나라의 삼성병원이나 백병원 같은 대형 병원들도 메이요 클리닉을 모델로 해서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수많은 국내 병원들이 메이요 클리닉과 공동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을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국가나 기관에서 설립한 병원도 아니고 대기업이나 부호가 만든 병원도 아닌데, 미국 중북부의 시골 의사가 차린 개인 진료소가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병원이 됐고 또 그 수준을 어떻게 꾸준히 지켜올 수 있었을까? 메이요 클리닉을 세운 메이요 가문 의사 삼부자의 삶과 정신을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엮어낸 『메이요 평전(The Doctors Mayo)』은 이런 의문에 답하면서 의사의 역할과 의료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약 75년 만에 처음으로 출간된 『메이요 평전』 한국어판!

미국에서 1941년 12월에 초판이 발행된 이래 50만 부가 넘게 팔린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의 “연말 추천 도서”로 선정됐고, 1942년에는 미국 전역에서 엄선된 비평가 29명의 압도적 다수결에 힘입어 퓰리처상 최종 후보(전기 부문)에 올랐으며, 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일본어 등을 비롯해 18개 언어로 번역됐다. 또한 세계 최고의 병원 메이요 클리닉을 세운 메이요 일가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평전이자 메이요 가문과 메이요 재단이 인정한 유일한 공식 전기이기도 하다.

원래 메이요 삼부자는 자서전 출간을 직업 윤리상 옳지 않다고 여겨 극도로 꺼렸다. 하지만 오랫동안 온갖 유명세를 치르다 결국 객관적이고 정당한 평가가 담긴 평전의 필요성을 느껴 미네소타 대학교 출판부에 전기 출판을 일임하고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같은 대학교 출판부에서 편집자로 일하던 저자 헬렌 클래피새틀(Helen Clapesattle)은 메이요 형제와 메이요 클리닉이 제공하는 모든 자료를 섭렵하고 관련 인물들을 만나 취재하면서 무려 5년간이나 집필한 끝에 방대한 분량의 평전을 완성해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메이요 형제는 책이 출간되기 이태 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1941년에 발행된 초판은 900쪽(화보 포함)에 달했고 1969년에 나온 개정축약판도 484쪽이나 됐다. 이번에 한국어판으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개정축약판을 기본 텍스트로 해서 필요에 따라 초판과 여타 최신 발굴 자료를 반영해 시대적 간극을 줄이고 이해의 폭을 넓혔다. 또 사진을 포함한 이미지 자료가 화보로 중간중간 삽입돼 본문과 연결 지어 이해하기 어려웠던 영어판 원서와 달리 한국어판에서는 두 판본과 관련 자료에서 엄선한 112컷을 내용과 관련 있는 곳에 적절히 배치하고 충분한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훨씬 이해하기 쉽도록 편집했다. 아울러 번역자들은 메이요 클리닉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앞부분에 특별히 「메이요 삼부자와 메이요 클리닉의 간략한 역사」를 작성해서 실어 많은 분량의 본문을 읽기 전에 사전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닥터 메이요, 화학자 돌턴의 제자에서 미국 서부의 시골 의사로

『메이요 평전』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메이요 삼부자 가운데 아버지인 윌리엄 워럴 메이요(이하 ‘닥터 메이요’)의 일대기를 통해 그가 어떤 식으로 메이요 클리닉의 기초를 놓았는지 들려주고, 2부에서는 아들인 두 형제 윌리엄 제임스 메이요(이하 ‘닥터 윌’)와 찰스 호러스 메이요(이하 ‘닥터 찰리’)의 성장 과정과 그들이 발전시켜 가는 메이요 클리닉의 모습을 보여주며, 3부에서는 현대식 종합 의료 기관으로 상당히 완성된 시스템을 갖춘 메이요 클리닉과 노년에 접어든 메이요 형제가 진료, 교육, 연구 세 영역에서 어떠한 발전과 사회적 기여를 해나갔는지 이야기한다.

아버지 닥터 메이요는 1819년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유명한 화학자 존 돌턴에게 화학을 배우고  그 밑에서 의학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개업할 만큼 수련은 하지 않고 남다른 개척 정신에 이끌려 1846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인디애나 의과대학에서 의사 면허를 받고 결혼을 한 다음 미주리 의과대학에서도 의사 면허를 받았으며, 인디애나 주에서 진료를 시작했으나 건강이 나빠져 중단하고 미네소타 주로 이사했다. 그러고 나서 갓 태어난 큰아들 닥터 윌을 포함한 가족과 함께 미네소타 주 르쉬외르 지역에서 정착하려고 애쓰던 중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로체스터에서 징병 검사 군의관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오명을 쓰고 군의관에서 물러난 뒤 로체스터에서 개인 진료소를 열었다. 오늘날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1864년에 차려진 이 진료소를 공식적인 기원으로 보고 있다.

닥터 메이요는 의사로서 늘 치료가 우선이어서 진료비에 거의 연연하지 않았는데,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진료비 청구나 독촉을 일절 하지 않았다. 또 더 정확한 진단과 진료를 위해 당시 아주 비쌌던 현미경을 사려고 집을 저당 잡힐 정도로, 더 나은 의술을 배우려고 머나먼 동부를 수시로 다녀올 정도로 도전의식과 배움의 열정이 강했다. 그리고 “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법이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더불어 사는 지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중에는 정치인으로 나서서 로체스터 시장(1882~83)과 미네소타 주 상원의원(1891~95)까지 지냈다.

메이요 형제, 아버지의 진료소를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키우다

닥터 윌과 닥터 찰리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진료를 보고 배우고 도우며 자랐다. 닥터 윌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천재가 아닙니다. 그저 열심히 노력했을 뿐입니다. 농부의 아들이 농장에서 크듯이 우리는 의학의 세계에서 자랐습니다. 우리는 아버지에게서 배웠습니다.”(42쪽) 그리고 마치 당연한 것처럼 각각 미시간 의대와 시카고 의대를 졸업한 뒤 아버지의 진료소에 합류해 의업(醫業)을 이어나가며 더욱 발전시켰다.

메이요 형제는 아버지처럼 가난한 환자에게는 진료비를 받지 않았지만(심지어 교통비나 생활비를 보태주기도 했다), 진료비를 낼 형편이 되는 환자에게는 정당한 금액을 청구해 더 나은 의술을 펼치는 데 투자했다. (지금도 메이요 클리닉은 환자의 재정 상태에 따라 무료 진료를 해주거나 진료비 분납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시대적 변화에 따라 진료비 이외의 교통비나 체류비 등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또 형제는 정기적으로 연수 출장을 다니며 더 나은 의학과 의술을 배워 그것을 더욱 발전시킨 덕분에 당대의 가장 뛰어난 외과 의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사실 그들은 최고의 의술과 경영술을 바탕으로 현대식 종합병원의 기틀을 확립했고 세계 최고의 병원을 일구었다. 그리고 지역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기부를 하고 공직을 맡기도 했지만 정치가로 나서지는 않았다. 닥터 윌은 주지사 후보로, 닥터 찰리는 대통령 후보로 추천됐지만 모두 고사했다.

오늘날 로체스터 시는 메이요 클리닉 덕분에 인구의 절반가량이 의료계 종사자이며 동부의 대도시 못지않게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활환경을 갖추고 있다. 2014년에는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2위에 선정되기도 했다(livability.com). 이것은 메이요 형제의 의도이기도 하다. 형제는 우수한 인재들이 로체스터로 와서 대도시 수준의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이며, 누구든 메이요 클리닉으로부터 지나치게 부를 챙겨 “자녀들이 일할 나이가 되어서도 마이애미 해변에서 빈둥거리는 꼴”은 보고 싶지 않다!

1932년 같이 은퇴하고 1939년 같이 세상을 떠난 메이요 형제는 먼 미래를 내다보며 더 나은 진료와 연구와 교육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했을 뿐만 아니라 메이요 클리닉에 대한 일체의 소유권과 경영권도 내놓았다. 가족이나 자손들 중에 메이요 클리닉 의료진이 있기도 했지만 그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메이요 클리닉과 재단은 철저히 독립적이면서 공동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것은 그들의 가장 위대한 정신이자 업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언젠가 닥터 윌이 말했듯이 “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이며, 부모가 자식이 세상의 일에 참여하고픈 마음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많은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믿었기에… (544쪽)

닥터 윌이라고 해서 가족을 통해 클리닉을 영구히 소유하고 싶은 욕심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차 메이요 집안의 모든 후손이 그 짐을 짊어질 만한 그릇이 되리라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서자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그냥 객관적인 입장에 서서 법적으로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가족과 클리닉을 완전히 분리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680쪽)

닥터 윌이 이미 단언했듯이, 메이요 형제는 의료진에게 여유로운 생활과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주고자 했지만 누구든 클리닉으로부터 지나치게 부를 챙겨 “자녀들이 일할 나이가 되어서도 마이애미 해변에서 빈둥거리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 (589쪽)

“환자의 이익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

오늘날에도 메이요 클리닉이 세계에서 환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병원인 이유는 바로 설립자들의 정신이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의학의 분야별 전문화로 인해 환자를 부품처럼 분해해서 진료하는 것의 폐해를 100여 년 전에 이미 예견한 닥터 윌은 1910년 초 러시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의사들의 지식이 증가하면서 우리는 서로의 상호 의존성을 좀더 정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학 지식의 총합은 이제 어느 한 사람이…… 전체 중에서 핵심이 되는 지식을 알고 있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만큼 너무나 방대해졌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의사들 사이의 협조가 필요한 것입니다. 환자의 이익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바, 환자가 진보하는 의학 지식의 이점을 누릴 수 있으려면 의사들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의학을 서로 협력하는 과학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즉 환자의 이익을 위해 일반의, 전문의, 실험실 연구자가 힘을 합해야 합니다.…… 대중은 우리 의사들이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길 바랄 겁니다. 이는 다시 말해 의학에서 개인주의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533쪽)

메이요 클리닉의 전설적인 천재 의사였던 닥터 헨리 플러머는 메이요 형제에게 “의학의 전문화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며 의료진이 환자와의 관계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만 한다면 전문화로 인한 위험 요소를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다고 설득했는데, 그때마다 닥터 윌은 환자는 따로따로 분해해서 ‘부품별’로 고쳐야 하는 마차가 아니라 ‘통째로’ 검진하고 치료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말했다.”(533쪽) 이것은 이른바 “다전문 집단의료 체계”로 발전해 오늘날 전 세계 의료계에 보편화되어 있다.

또 메이요 클리닉의 병원 행정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환자 개개인과 미리 약속을 잡음으로써 환자들이 몇 시간씩 지루하게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는 한편 여러 명의 의사에게 여러 가지 검사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게” 되자, “닥터 윌은 우려를 표명하며 개입했다. 특별히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이 마치 공처럼 이 의사 손에서 저 의사 손으로 넘겨진다는 점에서 환자는 ‘의료진’의 환자가 돼서는 안 됐다. 다시 말해 환자는 한 ‘진료의’의 개별 환자여야 했다. 즉 담당 ‘진료의’가 해당 분야에서 최고라고 생각되는 동료들의 지식을 십분 활용해 환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했다.”(537쪽) 이것은 언제나 환자를 중심으로 생각한 메이요 형제의 철학이라 할 수 있다.

메이요 형제는 자신들의 기부를 바탕으로 미국 최초의 의과대학원을 설립하고 대규모 실험의학연구소를 설치하는 등 미래를 위한 교육과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그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늘 “환자의 이익”이었다. 환자의 이익을 우선시하다 보니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항상 ‘양’보다 ‘질’이 우선이고, 수익성이 낮더라도 공백이 생기는 진료 분야가 없다. 그리고 메이요 삼부자의 전통을 따라 환자의 재정 형편에 따른 진료비 설계까지 도와주기 때문에 환자의 만족도가 높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지도에서 찾아보기도 쉽지 않은 미국의 지방 소도시 로체스터에 치료를 받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의아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로체스터의 역설을 이해하려고 몇 십 년 동안이나 머리를 쥐어짰지만, ‘좋은 쥐덫을 만들면 만인이 사러 찾아온다’는 옛날 격언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42쪽)

■ 주요 서평

의학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저명한 외과 의사 가족에 관한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전기이다. 메이요 형제의 허락과 협조를 받은 저자가 메이요 클리닉이 세계에서 으뜸가는 의료 기관 가운데 하나로 성장해 온 과정을 상세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미국 중서부의 발전은 메이요 가족의 내력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데, 이 책은 역동적인 역사적 배경과의 정확한 연관성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뉴욕 타임스》

이 책은 수술의 메카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네소타 주에서 수술과 정치의 선구자였던 윌리엄 워럴 메이요와 그의 유명한 두 의사 아들 그리고 세계적으로 이름난 메이요 클리닉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다. 다시 말해 어마어마한 업적과 성공을 이룬 위대한 의료 기관과 그것을 설립한 위대한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다. 《커커스 리뷰》

이 작품은 임의로 근거도 없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객관적 전기 출판을 허락한 메이요 형제로부터 모든 자료를 제공받은 역사학자가 5년간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집필해낸 역작이다. 여기에는 척박한 의료 환경 속에서 열과 성을 다해 수천 명의 환자들을 진료한 선구자 아버지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외과 의사 가운데 두 명인 메이요 형제와, 미국 근대 의료의 초기 발전사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국외과학저널》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너무나 싫어해서 자신들을 “칭송”하는 신문을 한때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하려고 했던 고(故) 메이요 형제가 이번 주에는 “칭송” 받는 전기의 주제가 되었다. 《타임》

『메이요 평전』은 메이요 클리닉의 초기 역사를 다룬 최고의 걸작이다. 1943년 인디애나 대학교 의과대학에 다니던 시절 부모님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신 이 책 덕분에 나는 메이요 클리닉에서 수련을 받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정말 나는 메이요 클리닉에서 수준 높은 의과대학원 교육을 받았다(1948~52). 케네스 R. 울링(인디애나 주 심장 전문의)

저자는 역사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윌리엄 워럴 메이요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1840년대부터 메이요 형제가 세상을 떠난 1939년까지 급변하는 의학과 의료의 발전을 제대로 이해해서 명료하게 그려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대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세 주인공은 물론이고 수많은 주변 인물들까지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의 글은 명쾌하고 가식이 없기 때문에 읽는 것 자체가 아주 즐겁고 유익한 경험이다. 시어도어 C. 블레겐(미네소타 대학교 대학원장 겸 역사학 교수)

■ 지은이 헬렌 클래피새틀(Helen Berniece Clapesattle)
1908년 미국 인디애나 주 포트웨인에서 태어났으며 1993년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에서 세상을 떠났다.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1937년부터 미네소타 대학교 출판부에서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해 1950년 편집장에 오르고 1953년 출판부장이 되었다. 전기 작가로 『메이요 평전(The Doctor Mayo)』(1941), 『메이요 형제(The Mayo Brothers)』(1962),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닥터 웹(Dr. Webb of Colorado Springs)』(1984) 등을 펴냈고 역사 칼럼니스트 겸 비평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 옮긴이 강구정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서 외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다. 육군 군의관으로 복무한 후 부산 성분도병원 외과에서 근무했으며, 1994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외과 조교수가 되었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일본 교토 대학 병원에서 외과 단기 연수를 거쳤으며, 미국 듀크 대학 병원의 간・담・췌장 및 간 이식 외과와 메이요 클리닉에서 연구 교수를 지냈다. 현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외과학 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나는 외과의사다』, 『수술, 마지막 선택』 등이 있다..


■ 옮긴이 강미경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작가 수업』, 『프로파간다』, 『배드 사이언스』, 『사티리콘』, 『유혹의 기술』, 『당신의 선택은? 글로벌 이슈』,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몽상과 매혹의 고고학』, 『최초의 아나키스트』, 『100대 유물로 보는 세계사』, 『고대 세계의 위대한 발명 70』 등 100여 종을 번역했다.


■ 차례

번역자 서문
개정축약판 서문
초판 서문
메이요 삼부자와 메이요 클리닉의 간략한 역사

프롤로그 로체스터의 역설

1부 아버지의 개척 시대
1장 서부로
2장 미네소타 변방에서
3장 로체스터로
4장 마차 타고 왕진 다니는 의사
5장 외과술의 개척자

2부 형제의 도약 시대
6장 메이요네 짝꿍
7장 의과대학에서
8장 아버지에게서 두 아들로
9장 세인트메리스 병원
10장 서부 출신의 젊은 두 의사
11장 새로운 외과술
12장 확장되는 영역
13장 동업자들
14장 인정을 받다
15장 외과의사클럽
16장 표적과 자석
17장 메이요 클리닉

3부 번영과 헌신의 시대
18장 메이요재단
19장 전쟁과 그 후
20장 미래를 향해
21장 젊은 의사들의 교육
22장 동생과 나
23장 살아 있는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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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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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

헬렌 켈러의 희망과 긍정의 인생 예찬

헬렌 켈러 지음 | 안기순 옮김

304쪽 | 값 13,500원 | 국판변형(142×210) | 수필, 자기계발
ISBN 978-89-958945-6-9 | 2009년 4월 10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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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책 읽는 밤> 추천 도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를 이겨낸
위대한 여성 헬렌 켈러가 들려주는 행복의 비밀


어려운 시절에는 누구나 삶의 희망과 용기를 얻을 대상을 찾게 마련이다. 지난 100여 년간 헬렌 켈러는 그런 대상의 1순위로 손꼽혀왔다. 태어난 지 불과 19개월 만에 시력과 청력을 잃고 암흑과 침묵의 세계에 갇혀버린 그녀는 스승 앤 설리번의 가르침을 받아 장애를 이겨내고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펼쳤다. 그녀는 점자 교육을 받아 글을 읽고, 발성법을 배워 말을 하고, 필기법과 타자기 사용법을 익혀 직접 글도 썼다. 뿐만 아니라 진동을 통해 음악을 감상하고 라디오를 들었으며, 손끝으로 꽃과 조각의 아름다움도 느꼈다. 나아가 불완전한 육체에서 완전한 정신을 일궈낸 그녀는 대학 졸업 후의 모든 인생을 교육과 사회봉사에 헌신했다.

헬렌 켈러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었을까? 빛도 소리도 없는 세계 속에서 어떻게 밝고 아름답고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행복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헬렌 켈러가 품고 살았던 행복의 비밀을 널리 공유하기 위해 삶의 자세와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는 그녀의 뛰어난 글 다섯 편을 엄선해 엮은 수필집이다. 지금까지 헬렌 켈러에 대해서는 그녀의 자서전을 통해 스무 살 무렵까지만 자세히 알려졌는데 이 수필집에서는 십대부터 오십대까지 헬렌 켈러가 삶과 행복에 대해 가졌던 생각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낙관주의」를 제외한 다른 네 편의 글은 한국어로 처음 소개된다.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는 47컷의 사진을 통해 그녀가 살아간 모습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나의 이야기」  열두 살에 쓴 이 글은 나중에 자서전의 기초가 되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씨를 지닌 명랑한 소녀를 만날 수 있다.

낙관주의」  스물세 살 대학생 때 발표한 글로서, 그녀의 확립된 가치관과 세계관을 알 수 있다. 그녀는 4대 비극을 쓴 셰익스피어를 감히 “낙관주의의 대가”라고 부른다.

내가 사는 세상」  문학적 재능이 절정에 이른 스물여덟 살에 발표한 이 글은 현대 미국 문학의 고전에 오른 걸작이다. 그녀는 자신도 정상인처럼 모든 감각을 누린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옭아맨 ‘어둠’을 찬양하는 시를 들려주기도 한다.

이루어지는 꿈들」  마흔일곱 살에 발표한 이 글에서 그녀는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생활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나이가 들어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은 굳건한 모습도 보여준다.

행복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  쉰세 살에 발표한 글로서, 원숙한 경지에 이른 그녀의 인생철학을 읽을 수 있다. 짧고 강렬한 글을 통해 삶과 행복의 원리를 이야기한다.

■ 추천 서평(본문 중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하여)

신시아 오직(소설가, 팬/맬러머드상 수상 작가)
오랜 세월 동안 잊혔던 빛나는 작품 「내가 사는 세상」을 통해 모든 독자들이 헬렌 켈러를 새롭게 만나게 됐다. 변함없이 헬렌 켈러의 작품을 사랑해온 독자들뿐만 아니라, 세상에 자신의 위대한 통찰력을 나눠주었던 이 천재 시청각장애인에 대해 몰랐던 독자들이 특히 그러하다. 헬렌 켈러의 빼어난 언어로 쓰인 「내가 사는 세상」을 통해 독자들은 언어가 삶이었던 여성의 정신에 바싹 다가설 수 있다.

올리버 색스(컬럼비아 대학교 신경정신과 교수 겸 작가)
헬렌 켈러가 남긴 작품 중에서 『내가 살아온 이야기』가 유명세를 타기는 했지만, 나중 작품인 「내가 사는 세상」이 더 따뜻하고 친근하고 아름답다. 이 작품에서는 헬렌 켈러의 놀라운 상상력과 독창성, 문학적 예술가로서의 능력을 만날 수 있다. 헬렌 켈러는 자신의 다른 어느 작품보다 이 작품에서 훨씬 더 생기 있고 개성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NYRB(New York Review of Books) 클래식
거의 한 세기 만에 세상의 빛을 다시 보게 된 「내가 사는 세상」은 헬렌 켈러의 지적 모험이 가득한 작품으로, 그녀의 업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새롭게 한다. 시청각장애인이면서 천부적 재능을 지녔던 한 젊은 여성이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감각과 상상력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그녀는 자신이 언어를 통해 정상인처럼 모든 감각을 누린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한다. 랠프 월도 에머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내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 창조적인 작품으로서, 미국 문학의 진정한 고전으로 새롭게 자리 잡았다. 

■ 지은이 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
1880년 6월 27일 미국 앨라배마 주 터스컴비아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생후 19개월 만에 급성 열병을 앓아 1882년 2월 시력과 청력을 모두 잃고 말았다. 이듬해에 가정교사로 온 앤 설리번에게 언어 교육을 받기 시작해 퍼킨스 시각장애인학교에서 점자 교육을 받고, 호러스만 청각장애인학교에서 발성법을 배웠다. 라이트휴메이슨 청각장애인학교와 케임브리지 여학교를 거쳐 1900년 하버드 대학교 부설 래드클리프 대학에 입학했다. 1904년 래드클리프 대학을 졸업하여 시청각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이후 저술과 사회 참여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는데, 1913년부터는 순회강연에 나서 50여 년간 전 세계 35개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특히 장애인과 여성의 권익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1955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명예 학위를 받았고, 1964년 린든 존슨 대통령으로부터 최고의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수상했으며, 1965년에는 ‘전미 여성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랐다. 1968년 6월 1일 자택에서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거행된 장례식에 1,200여 명의 조문객이 참석했고, 유해는 앤 설리번과 폴리 톰슨의 묘지에 안장됐다. 저서로 자서전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비롯해 『낙관주의』, 『내가 사는 세상』, 『어둠 밖으로』, 『나의 신앙』 등이 있다.

■ 옮긴이 안기순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 대학교에서 사회사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시아카운슬링지원센터에서 카운슬러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평전』, 『마크 트웨인 자서전』, 『루시 모드 몽고메리 자서전』, 『힐링 다이어리』,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 『하트의 역사: 마음과 심장의 문화사 』등이 있다.

■ 차례

나의 이야기
낙관주의
내가 사는 세상
이루어지는 꿈들
행복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

주(註)
헬렌 켈러 연보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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